IOC 올림픽박물관에 태권도 동상…"영원한 동행·굳건한 위상"
35개 올림픽 종목 중 10종목만 설치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운영하는 올림픽 박물관에 태권도 동상이 세워졌다. 세계태권도연맹(WT)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고 태권도와 올림픽의 영원한 동행을 기원하는 조형물이다.
IOC는 15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박물관에서 태권도 동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조정원 WT 총재를 비롯해 세르미앙 응 IOC 부위원장, 김재열 IOC 위원, 리카르도 프라카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회장, 레온즈 에데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 대행 등이 참석했다.
태권도계에선 이동섭 국기원장과 이종갑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이 자리했다.
태권도 조형물이 자리 잡은 올림픽 박물관은 지난 1993년 IOC 본부가 위치한 로잔에 세워졌다. 역사적으로 귀중한 올림픽 관련 물품을 보관·전시 중인 곳으로 해마다 25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다.
동·하계를 통틀어 총 35개에 이르는 올림픽 정식종목(하계 28개·동계 7개) 중 올림픽 박물관에 조형물을 설치한 종목은 태권도를 포함해 총 10개뿐이다.
태권도에 앞서 육상, 레슬링, 체조, 축구, 농구, 사이클, 양궁, 하키, 유도 9개 종목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박물관 앞마당에 들어섰다.
태권도 동상은 박물관 입구 근처이자 영원히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유명 조형물 '올림픽의 불꽃(Olympic Flame)'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 종목 지위를 얻었다. 타 종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군에 합류한 역사가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OC가 조형물 설치를 허락한 건 WT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재까지 태권도 보급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 노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2000년 이후 오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8회 연속 정식 종목 자격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진화한 태권도의 노력을 인정했다.
WT 관계자는 "올림픽 박물관 내에 조형물을 세운 종목들은 근대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했거나 또는 IOC가 올림픽의 핵심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박물관에 들어선 태권도 조형물은 올림픽 코어 스포츠로서 태권도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형물은 이탈리아 조각가 밀로스 이폴리티(40)가 1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했다.
25㎝ 두께의 팔각형 받침대 위에서 두 명의 태권도 선수가 서로에게 뒤돌려차기를 시도하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담아냈다. 헤드기어에 전자호구를 착용한 모습으로 '올림픽 태권도'를 형상화했다.
실제 올림픽 경기장과 똑같은 팔각형 모양의 받침대 모서리 표면에는 태권도에 참여하는 5개 대륙의 이름, WT 및 태권도박애재단(THF) 엠블럼과 함께 WT의 차기 슬로건인 'sport of hopes and dreams(희망과 꿈을 주는 스포츠)'라는 글귀를 담았다.
바흐 IOC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올림픽 박물관에서 태권도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보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면서 "태권도 동상은 올림픽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태권도가 굳건한 위상을 확보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권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목이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스포츠"라면서 "이 모든 변화는 조정원 WT 총재 겸 THF 이사장의 뛰어난 비전과 리더십에서 비롯됐다"고 칭찬했다.
조정원 WT 총재는 "한때 올림픽 종목 퇴출 이야기가 나올 때 태권도가 항상 먼저 거론되던 시기가 있었지만, 전 세계 태권도인들과 손잡고 과감한 개혁과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이어간 끝에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냈다"면서 "전자호구, 비디오 판독 시스템, 팔각형 경기장, 공격 지향적 점수 개편 등 태권도의 꾸준한 변화 노력은 IOC 내에서도 우수 혁신 사례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박물관에 태권도 정신을 보여주는 조형물이 들어선 건 여러 가지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태권도는 경기복 개선, 혼성 단체전 확대, 버추얼 태권도 도입 등 진화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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