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S "잘 다듬으면 엔씨 미래를 바꿀 기대작"

문원빈 기자 2023. 11.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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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2 대신 출시했다면 엔씨 운명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엔씨소프타 신작 BSS를 시연하기 전 생각은 물음표였다. 사실 엔씨가 수집형 RPG를 선보인다고 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MMORPG에만 집중했던 게임사가 과연 고도화된 수집형 RPG 감성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벽하진 않아도 예상보다 훨씬 멋진 게임이다.

물론 블레이드앤소울 IP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워낙 유명하고 인기도 많은 만큼 적당한 게임성을 가지고 나와도 중박은 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성공한다면 결국 블레이드앤소울 IP 팬들만 남기 마련이다. 

해마다 수많은 수집형 RPG가 출시되는 시장에서 원신, 붕괴 스타레일, 승리의 여신 니케, 블루 아키이브 등 글로벌 인기 게임 반열에 들고 싶다면 그 정도론 어림없다. 게다가 엔씨는 게이머들에게 각인된 부정적 이미지도 전환해야 하는 만큼 그 숙제를 꼭 풀여야 한다.

BSS는 그 숙제를 어느 정도 풀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픽은 그동안 등장한 3D 카툰렌더링 게임보다 한층 세련된 스타일이다. 블레이드앤소울2에서 보여줬던 이질적인 그래픽과 차원이 다르다. 애니메이션 느낌으로 수집형 RPG 팬들이 만족할 만한 퀄리티로 잘 살렸다.

20분 정도 즐기면서 "예상보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엔씨가 선보인 2023 지스타 시연작 중 가장 마음에 든 게임이었다. 기자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를 좋아한다. 아직 시연 버전이라 어설프고 우려되는 요소도 많다. 그래도 이 정도 완성도라면 국내 수집형 RPG 인기 라인업에 손색 없을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 게임 플레이 "액션 하나는 끝내준다"

게임 구조는 일반적인 액션 RPG와 다르지 않다. 오픈월드가 아닌 방대한 지역에서 스토리 흐름에 따라 이동하는 선형적 구조에서 여러 콘텐츠를 가미한 구조다.  

플레이 방식은 여러 캐릭터들의 스킬은 연계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조작으로 설계됐다. 원신과 비슷하다. 다만 원신은 4개 캐릭터 자체를 바꾸는 방식이라면 BSS는 메인 캐릭터를 고정하고 나머지 4개 캐릭터의 영혼이 스킬을 사용한다.

장단점은 있다. 원신은 다양한 캐릭터를 화면에서 보며 다채로운 컨트롤을 즐길 수 있다. 반면 BSS는 애정 캐릭터를 하나 고정하고 마치 하나의 캐릭터를 조작하는 느낌의 플레이를 펼친다. BSS 방식이 블레이드앤소울이라는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

다만 액션이 단조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BSS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킬을 좌우 방향에서 사용할 때 효과가 달라지는 부가적인 재미를 추가했다. 그래서 정신 없이 몰아치는 액션쾌감이 짜릿했다.

BSS는 액션성을 살리기 위해 저스트 회피 시스템을 도입했다. 소울라이크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스트 회피와 동일하다. 저스트 회피 성공하면 HP가 완벽하게 보존된다. 소울라이크 게임처럼 저스트 회피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은 아니다. 소소한 재미 요소와 숙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요인인 만큼 적절한 선택이었다.

 

■ 캐릭터 "블레이드앤소울 팬이라면 만족할 것"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캐릭터에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이나 1~5성 등 흔히 수집형 RPG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등급이 BSS에는 없다. 합성 시스템을 볼 수 있는데 장비 합성 기능일 가능성이 높다.

고기환 엔씨소프트 BSS 캠프장은 캐릭터를 수직 배치로 두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능으로 버려지는 캐릭터가 없어지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공개되지 않은 BSS의 과금 모델에 궁금증이 쏠리는 발언이다.

캐릭터는 남소유, 소명 등 블레이드앤소울 세계관 주요 캐릭터들로 구성됐다. 캐릭터 매력은 이미 원작으로 입증됐다. 캐릭터는수집형 RPG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흥행에 한 걸음 유리한 셈이다.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많은 진서연은 보이지 않았다. 진서연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할 지, NPC로 등장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캐릭터들은 각 개성과 특징을 귀여운 디자인으로 잘 살렸다. 만약 BSS 유저라면 소유 욕구를 자극할 만한 디자인이다. 실제로 포화란을 보니까 뽑고 싶다는 욕구가 끌어올랐다.

 

■ 화면 구성 "PC 버전 전용 UI가 필요하다"

PC와 모바일 UI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킬 쿨타임은 시선을 중앙으로 유도하지만 정보창은 좌착 상단, 이동 스킬(SPACE) 쿨타임은 우측 하단을 봐야 한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구조라 화면이 큰 PC에서는 직관성이 많이 떨어졌다.

이동 스킬 쿨타임이 숫자로 표기되지 않은 것도 다소 불편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처럼 각 플랫폼에 맞춰 UI를 다르게 설계했다면 좋겠지만 고 캠프장은 "PC, 모바일 UI, UX 구조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고 일축했다.

추가로 캐릭터 능력치 정보는 불안감을 조성했다. 무려 3페이지다. 능력치가 다양하다는 것은 장비를 비롯한 부가적인 요소의 파밍 과정이 복잡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밍 과정 스트레스가 높으면 게임 플레이 욕구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적절하게 조정되길 바란다.

콘텐츠는 기본 4인이다. 이때 신기한 시스템이 도입됐다. 매칭 시간이 길어질수록 콘텐츠 요구 인원 수가 감소한다. 4인 매칭을 기다리다가 1분 정도 지나면 3인 매칭으로 바뀌는 것이다. 던전 난도도 인원 수에 맞춰 조정된다. 바쁜 현대인 환경과 향후 유저 수 안정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어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채용하면 좋을 만한 시스템이다.

 

■ 덱 전투 "의미 없는 숙제로 전락할 우려"

시연을 즐기면 갑자기 '덱 전투'라는 턴 방식 콘텐츠가 나올 것이다. 기자는 이를 보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기대 포인트라면 여러 장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분명 실시간 액션보다 턴 방식 콘텐츠를 선호하는 게이머도 많기 때문이다.

BSS 덱 전투는 메인 콘텐츠가 아니다. 실시간 액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애물단지가 되어 실질적인 재미와 무관한 숙제 콘텐츠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스킬 운용 방식은 원신과 유사하다. 턴 방식은 붕괴 스타레일이 인기를 증명했다. 비술 시스템은 파이널판타지 리미트 브레이크를 생각나게 한다. 필드 보스는 MMORPG 핵심 콘텐츠다. 저스트 회피는 콘솔 액션 게임에서 인기 있는 시스템이다.

최근 유행하는 시스템을 전부 도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칫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여러 가지를 잘 섞으면 퓨전 요리지만, 반대의 경우 잡탕이 되지 않는가. 각 요소들이 조화를 이뤄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보며 동일한 콘텐츠를 실시간 액션과 턴 방식 모두 구현해 선호도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게임이 등장한다면 나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코스트가 많이 들겠지만 최근 AI로 게임 개발 편의성도 많이 좋아졌으니 불가능하진 않지 않을까. 

다시 정리하면 덱 전투는 장르적 호불호를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역효가가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유저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구현하는 것이 BSS에게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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