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틀에 박힌 사고 방식 깬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이 싱가포르에 모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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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개최된 '싱가포르핀테크페스티벌(SFF)'에 참여한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조각 투자 플랫폼 '피스'를 운영하는 업체로, 현재 선박 금융을 토큰증권(ST) 형태로 발행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번 SFF엔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과 같은 해외 유수 기업뿐만 아니라 바이셀스탠다드를 포함한 국내 기술 기업 유망주 23곳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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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영상 인식 전문 기업 등 국내 기술 기업 23곳 참여
“선령(선박의 나이)이 다한 선박이 다수가 되고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의무화됨에 따라 선박 건조 및 선박 투자에 대한 슈퍼 사이클이 도래할 겁니다. 그동안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선박 금융에 토큰증권(ST)이 활용되면 개인도 쉽게 투자자가 될 수 있습니다”
16일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개최된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FF)’에 참여한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최근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위한 사업 재편 승인을 받아 선박 금융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토큰증권(ST) 발행을 준비 중이다. 선박 금융이란 선박의 건조, 매매 등을 위해 금융기관이 해운사 또는 조선사에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다.
신 대표는 “선박 금융은 2010년 이후 공적자금 위주로 진행돼 중소선사들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게 현재”라며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토큰증권 발행(STO)을 통해 화주·조선사 참여형 투자 모델을 개발하고 민간 자금의 유입과 선박 투자를 활성화할 대책을 만들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돼지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말처럼 선박도 마찬가지라며 폐선(廢船)하더라도 고철값이 선박 가액의 약 50~60% 수준이기 때문에 타 자산의 감가상각과 비교했을 때도 상당히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상무역 및 해운업이 존재하는 한 선박 금융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용선료(선박 임대료) 수익이 화물의 1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고금리 시대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고 부연했다.
바이셀스탠다드처럼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기술 기업들이 SFF에 모였다. SFF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이 매년 주최하는 핀테크 전시회로, 올해 8회를 맞았다. 지난해 134개국에서 6만2000명이 참여했다.
이번 SFF엔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과 같은 해외 유수 기업뿐만 아니라 바이셀스탠다드를 포함한 국내 기술 기업 유망주 23곳도 참여했다. 국내 영상 인식 전문 기업 씨유박스(CUBOX)는 그중 하나다. 인천국제공항의 원아이디 서비스인 스마트패스(생체 인증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의 신원 확인)와 4대 정부청사(서울·과천·대전·세종)의 얼굴 인식 출입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업체다.
씨유박스는 SFF에서 기업 전용 영상 보안 솔루션 ‘페이스온(Face On)’을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등록된 사용자가 아닌 사람이 해당 시스템이 깔린 노트북을 이용할 경우, 노트북에 잠금이 걸려 아예 사용조차 할 수 없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별도의 비밀번호 입력 과정 없이 안면 인식으로 노트북 안에 보관된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차단한 것이다.
등록된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노트북 앞에서 스마트폰을 들면 작동 중이던 노트북 화면에 ‘Detect screen shot attempts(스크린샷 시도 감지)’라는 문구가 떠 추가적인 작업을 할 수 없다. 남운성 씨유박스 대표는 “재택근무 과정에서도 해외로 기술이 유출되는 걸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며 “작업 중인 노트북 화면을 누군가 카메라로 찍으려 하거나 작업자 뒤로 타인이 지나가기만 해도 노트북이 잠긴다”고 설명했다.
이날 페스티벌엔 일본 부스도 꾸려졌다. 금융위원회가 제도 도입을 미룰 정도로 국내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와 관련한 힌트를 일본의 기후 테크 기업 아스에네(Asuene)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스에네는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시각화하고 보고해, 종국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게끔 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회사 관계자인 조엘 치아는 “(회사의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기 위해) 전력 사용량 등을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확장 현실(XR) 기술 기업인 사이킥VR랩도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사이킥VR랩은 가상현실 플랫폼 스타일리(STYLY)를 통해 사용자에게 가상 공간에서 하늘을 나는 경험을 제공했다. 회사 측은 “XR 기술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도시의 공간 오락과 교육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 예”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국내에선 밴처캐피탈(VC)의 투자가 소폭 위축된 상태”라며 “반면 싱가포르는 이런 분위기가 덜해 우리 기업이 SFF를 통해 좋은 기회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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