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 온라인 넥스트 "MZ 취향 보완이 숙제인 멋진 메카물"
"어떤 경험을 유저들에게 주고 싶은가", "어떤 방향성으로 만들어졌는가"
신작을 체험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항목이다.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유저들이 하던 게임 그만두고 이 게임을 할 이유가 있는가"다. 기존 토대에 어떤 '플러스 알파'를 더하냐인데, 게임마다 다양한 근거가 있다.
실패할 때도 있고, 대박을 칠 때도 있다. 비록 흥행에 실패한 게임이라도 어떤 유저를 타깃으로 했는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지스타 2023에서 체험할 수 있는 넷마블 'RF 온라인 넥스트(이하 RF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메카닉 슈트와 화려한 액션만 봐도 잘 느껴진다.
높은 게임 퀄리티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런 화려한 그래픽과 스킬 연출, 그리고 메카물에 대한 로망이 유저가 RF 온라인을 선택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준비된 좋은 재료에 비해 전투의 맛이 살지 않았다.
정확히는 소위 2030으로 불리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전투는 아니다. 모바일 크로스 플레이이기 때문에 스킬수는 적은 데 쿨타임은 긴 편이다. 여기에 논타깃이 아닌 타깃팅 조작까지 더해지니 굉장히 답답했다.
과거 이런 포맷을 좋아했던 기성 세대 유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지난 9월 서비스 종료한 'RF 온라인'의 포맷을 가져온 것일 터다. 이 같은 구성이 두루 먹히는 시대는 아니지만, 적어도 방향성은 명확해 보인다.
이런 시선에서 RF 온라인을 봤을 때 두 가지 요소가 핵심이 될 것이다. 전작을 즐기던 유저를 흡수할 수 있는 높은 원작 재현률, 그리고 타깃팅형 대규모 RvR을 선호하는 유저를 얼마나 잘 끌어올 수 있을지다.
■ 그래픽은 톱 퀄리티, 빌드업 부족한 스토리 모드
언리얼 엔진5로 재탄생한 RF 온라인의 그래픽은 이견없는 톱 퀄리티다. 스토리 모드는 수준 높은 그래픽의 장점을 잘 살린 콘텐츠다. 컷씬은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스토리가 몰입감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눈이 즐거웠다.
스토리 몰입감이 떨어진 이유는 중간중간 내용이 빈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빈 내용들이 앞으로의 내용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이것은 기자가 원작을 경험하지 않은 탓일 수 있다.
자원을 둘러싼 '벨라토', '코라', '아크레시아' 세 종족 간의 대립을 다룬다. RF 온라인 신작은 과거 전쟁으로부터 몇 십년 후의 시점이다. 주인공은 전쟁 고아가 된 것으로 보이고, 바이오슈트를 입은 어느 군인이 구해준다.
이후 20년이 지나 성인이 된 주인공이 바이오슈트를 입은 군인이 된 이후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만, 원작 미경험자 입장에서는 "그래서 지금 뭔 상황인데", "얘네는 뭐하는 애들이야" 등의 의문 부호가 머릿속에 가득하다.
그래서 종족간 대립이란 주제도 딱히 와닿지 않았다. 대규모 RvR 게임에서는 이런 대립 요소가 곧 원동력인데 굉장히 아쉽다. 과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성공할 수 있던 요인 중 하나가 '호드'와 '얼라이언스' 간의 스토리텔링인 것처럼 말이다. 소속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더러운 얼라 놈들"하면서 같은 종족끼리 으쌰으쌰하는 맛이 있었다. 하지만 RF 온라인은 초반 빌드업이 부족한 느낌이다. 시연작이다 보니 모든 걸 담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지스타에서는 그래픽 좋은 영화 보는 수준에서 그쳤다.
■ 스킬 수 적은데 쿨타임 기니까 답답한 전투
스토리 모드 체험 후 바로 이어지는 이벤트 모드는 여덟 개의 몬스터(적군) 웨이브를 처치하는 일종의 디펜스 모드다. 로그라이크 요소도 있다. 웨이브 종류 후에는 공격력 증가, 슈트 업그레이드, 치명타 확률 증가 등의 효과를 지닌 카드가 팝업되며, 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RvR을 메인으로 삼은 만큼 PvP 체험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지스타에서 하기에는 적합한 콘텐츠는 아닌 것을 알고 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메인 디쉬의 맛을 느끼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이벤트 모드는 앞서 말한대로 트렌디하진 않다. 스킬수는 적은 데 쿨타임은 긴 편인데다가 타켓팅 조작까지 더해진 탓이다. 같은 조작법이지만 '패스 오브 엑자일'이나 과거 '엘리온'과 같은 시원함이 없었다.
이벤트 모드는 마구잡이로 적을 썰고 베는 플레이보단 적절한 카드 선택, 그리고 적재적소에 알맞는 스킬 활용이 중요했다. 액션성이 강조된 실시간 전략 게임의 느낌이다. 마구잡이로 하다보니 다섯 번째 웨이브부턴 버티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긍정적인 면은 스킬 하나 하나의 타격감이 꽤 좋았다는 사실이다. 바이오 슈트마다 다른 전투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속도감 있는 전투가 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더 나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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