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 올림픽 박물관에 태권도 조형물 건립

황민국 기자 2023. 11. 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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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왼쪽)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이 지난 15일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박물관에서 태권도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공개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태권도와 올림픽의 영원한 동행을 기원하는 동상이 등장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5일 스위스 로잔 올림픽 박물관에서 태권도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를 비롯해 세르미앙 응 IOC 부위원장, 김재열 IOC 위원, 리카르도 프라카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회장, 레온즈 에데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 대행 등이 참석했다.

하계(28개) 및 동계(7개) 올림픽을 통틀어 35개 정식 종목에서 올림픽 박물관에 조형물을 설치한 종목은 태권도를 포함해 10개 뿐이다. 태권도 조형물은 박물관 입구 근처이자 영원히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올림픽의 불꽃’(Olympic Flame)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세계태권도연맹(WT)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태권도와 올림픽의 2인 3각을 증명하는 조형물이다.

WT 관계자는 “올림픽 박물관 내에 조형물을 세운 종목들은 근대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했거나 또는 IOC가 올림픽의 핵심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올림픽 박물관에 들어선 태권도 조형물은 올림픽 핵심 스포츠로서 태권도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박물관에 들어선 태권도 조형물은 이탈리아 조각가 밀로스 이폴리티(40)가 1년여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했다.

25㎝ 두께의 팔각형 받침대 위에서 두 명의 태권도 선수가 서로에게 뒤돌려차기를 시도하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담아냈다. 헤드기어에 전자호구를 착용한 모습으로 ‘올림픽 태권도’를 형상화했다.

실제 올림픽 경기장과 똑같은 팔각형 모양의 받침대 모서리 표면에는 태권도에 참여하는 5개 대륙의 이름, WT 및 태권도 박애재단(THF) 엠블럼과 함께 WT의 차기 슬로건인 ‘sport of hopes and dreams’(희망과 꿈을 주는 스포츠)라는 글귀를 담았다.

바흐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올림픽 박물관에서 태권도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보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면서 “태권도 동상은 올림픽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태권도가 굳건한 위상을 확보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원 WT 총재는 “한때 올림픽 종목 퇴출 이야기가 나올 때 태권도가 항상 먼저 거론되던 시기가 있었지만, 전 세계 태권도인들과 손잡고 과감한 개혁과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이어간 끝에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냈다”면서 “전자호구, 비디오 판독 시스템, 팔각형 경기장, 공격 지향적 점수 개편 등 태권도의 꾸준한 변화 노력은 IOC 내에서도 우수 혁신 사례로 손꼽힌다”고 밝혔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이날 WT가 설립한 THF는 IOC가 제정한 ‘올림픽컵’(Olympic Cup)을 받았다.

올림픽컵은 ‘근대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 주도로 1906년 제정돼 올해로 11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아마추어 스포츠 보급 및 올림픽 발전에 공헌한 기관 또는 단체를 선정해 매년 수여한다. THF는 올림픽 개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마 태권도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으면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THF는 전쟁 혹은 자연재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 청소년들에게 태권도를 무상으로 가르치는 교육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태권도 동작과 정신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난민들이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도록 돕기 위해서다.

올해 초에는 WBSC와 함께 요르단과 시리아의 난민 캠프에서 태권도와 야구를 함께 하는 스포츠 축제 ’호프 앤 드림스‘(hopes and dreams)를 열었는데, 난민 23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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