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시총 중 三電 비중 22개월來 최대…‘반도체의 계절’ 희망 시그널 [투자360]

2023. 11. 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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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 삼성전자 시총 비율 70.66%
업황 턴어라운드·HBM 수요 폭증에 주가 반등
三電·SK하이닉스, 韓 증시 22.63% 차지…2년 5개월 만에 최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반등)로 인한 투자 심리 개선이 대표 K-반도체주(株)이자 국내 시가총액(시총) 1위 삼성전자의 위상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삼성전자 시총이 삼성그룹 17개 상장 종목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어서며 22개월래(來) 최대치를 기록하면서다.

재고 감소에 따른 판가 상승,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 등 연이은 호재로 반도체를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흑자전환’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도 삼성전자 주가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 중이란 분석이 증권가에선 이어지고 있다. 특히, 2차전지주(株) 조정 국면과 공매도 전면 금지 등의 여파로 변동성이 극대화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이 안정적 펀더멘털을 지닌 ‘반도체주’로 몰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내 삼성전자 시총 비율 70.66%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삼성그룹 17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595조5856억원에 달했다. 이중 삼성전자 시총(420조8697억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70.66%로 지난 2022년 2월 25일 기록한 70.69%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삼성그룹 시총 중 삼성전자 시총 비율은 지난해 10월 28일 63.14%까지 떨어졌고, 주가가 5만5500원으로 연저점(1월 3일·5만5400원) 수준이었던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에도 63.95%에 불과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다운사이클’에 따른 적자폭 극대화 전망이 미리 주가에 선반영된 시기”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작년 4분기 2700억원 흑자에 그친데 이어, 올해 1·2분기 각각 4조5800억원, 4조36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며 ‘바닥’을 찍었다.

다만, 주가 반등에 따른 그룹 내 시총 비중의 오름세도 ‘바닥’을 찍은 후 시작됐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이 반등만 남았다는 기대감 덕분에 주가가 상승했고, ‘7만전자(삼성전자 주가 7만원대)’ 시기였던 5월 말~7월 말 삼성그룹 시총 중 삼성전자 시총 비율은 68~69%대까지 빠르게 올라섰다.

2차전지 ‘쏠림 현상’으로 ‘7만전자’가 붕괴됐던 7월 말~8월 다시 해당 비율은 67%대로 내려갔지만, 이내 찾아온 2차전지주 ‘조정장세’로 삼성그룹 내 시총 3위 삼성SDI의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수급이 반도체주로 다시 향하기 시작하면서 68~69%대를 회복했다. 이후 지난달 31일엔 70.02%로 70%의 벽을 넘어섰고, 전날 기준으로도 70.63%를 기록하며 최고점 부근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와 시총 확대 모습은 지난 3분기 DS 부문의 적자액이 이전 2개 분기 대비 감소한 3조7500억원으로 반등 기미를 보이며 4분기 ‘흑자’ 전망이 나오는 등 긍정적 전망이 투심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2021년 7월 이후 처음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은 업황 턴어라운드의 확실한 신호로 꼽힌다. 특히,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반등 속도를 끌어올릴 주요 키워드다.

三電·SK하이닉스 시총 합산, 韓 시총 22.63%…2년 5개월 만에 최대

‘반도체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는 증거는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전체 시총 중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섹터 ‘쌍두마차’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합산액이 차지하는 비율의 움직임을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합산액은 497조1058어억원으로 국내 증시 전체 시총의 22.63%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 4일(22.70%) 이후 무려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증권가에선 올 연말을 반도체 업황 회복의 분기점으로 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D램과 낸드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면서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개선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정리한 국내 증권사 분석치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9.09% 줄어든 영업이익 3조48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역성장 중이지만 감소폭은 3분기(전분기 대비 -77%)에 비해 크게 좁혀진다고 보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4분기에 영업손실 3422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인 뒤, 내년 1분기에 297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외국인 투심이 반도체 섹터로 쏠리고 있는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11월 1~15일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 1·2위 자리는 삼성전자(1조1265억원), SK하이닉스(5811억원)가 나란히 차지했다. 불과 한 달 전 두 종목에 대해 삼성전자는 576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SK하이닉스는 순매수액이 1260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투심이 크게 바뀐 셈이다.

대외적 환경까지도 국내 반도체 섹터에 긍정적이다. 미국 대표 반도체주가 포함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최근 5일간 5.57%나 상승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어난 2432억대만달러(약 10조원)로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소식도 들렸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중국의 경제 상황이 보다 급격한 침체 국면에 진입한다면 반도체 업황 개선 예상 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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