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실패" 그냥 변비인 줄 알았는데…질병 알려준 의외의 신호
변비 환자는 일상이 괴롭다. 일주일에 대변을 2번 이하로 보느라 늘 아랫배가 묵직한 데다, 어쩌다 배변해도 딱딱한 변이 나오느라 항문이 찢어지는 고통도 뒤따르기 일쑤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변비로 진료받는 환자는 6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흔하다. 이런 변비는 흔히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에게 잘 나타난다. 세계적으로 과민성 장 증후군의 유병률은 9.5∼25%에 달한다. 남성(5∼19%)보다는 여성(14∼24%)이 더 많다. 이 가운데 변비 증상만 놓고 보면 산업화한 국가의 변비 유병률은 20%대로 높다. 평균적으로는 15% 수준이며 우리나라는 평균 16.5%로 유럽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재 교수는 "변비는 '대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가장 큰 특징이지만 그 외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숨은 변비 환자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변비의 다양한 증상에는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준다 ▲딱딱한 변을 본다 ▲대변을 보고 싶지만, 배출이 잘 안된다 ▲배변 횟수가 적다 ▲완전하게 변이 배출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다 등이 해당한다.
식습관도 변비 발생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변비는 일반적으로 하루 식사 횟수가 적고, 먹는 칼로리가 적을 때 발생한다. 또 물을 덜 마시거나 섬유소 섭취가 적을 때도 나타나기 쉽다. 신체 활동이나 운동하지 못해도 발병률이 높아진다.
만성 변비 환자 대부분은 기질적 원인이 없는 특발성(원인불명)이지만 드물게는 이차적 원인으로 변비가 유발될 수 있다. 변비를 일으키는 전신 질환으로는 당뇨병, 갑상샘 기능 저하증, 고칼슘혈증을 초래하는 질환 등이다. 파킨슨병, 다발 경화증, 척추병 등의 신경 질환도 변비를 일으킨다. 또 우울증·조현병 같은 정신질환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현재 먹는 약물이 변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항콜린성 약물, 마약성 진통제, 항고혈압제 등이 있다. 정신과 약물, 항히스타민제, 철분제, 칼슘 제제, 제산제, 경구용 혈당 강하제 등도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변비 치료 시 약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환자가 습관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거나 관장해왔다면 약물을 점차 줄여야 한다.
변비는 대장 통과 시간, 직장 내압 검사, 배변 조영술 등의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대장 통과 시간 검사는 통과 속도가 느린 것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할 때 시행한다. 하지만 이런 검사가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건 아니다.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꿔 정상적인 배변을 볼 수 있도록 체질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변비를 극복하려면 물과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식사 후 규칙적으로 배변을 시도하고, 가능한 아침 식사 후 규칙적으로 배변을 시도하는 게 좋다. 식이섬유는 변을 부드럽게 하고 부피를 크게 해 배변 횟수, 대변의 양을 늘려준다. 변비 증상을 완화하려면 식이섬유를 하루에 20~25g 먹는 게 권장된다.
규칙적인 운동도 변비 탈출에 도움 된다. 특히 노인 변비 환자의 경우 증상을 완화하는 데 운동이 효과적이다. 복부 마사지가 변비 호전에 도움 된다는 보고도 있다.
이들 약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자극성 완화제를 사용할 수 있다. 단, 자극성 완화제는 일부 환자에서 전해질 불균형, 복통, 오심, 팽창감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단기간 투여하는 게 권장된다. 최근 개발된 세로토닌 수용체 작동제는 장관의 연동운동을 중계하고 장관에서 분비를 자극하는 약제로 기존 약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효과가 기대된다.
김윤재 교수는 "최근엔 과거와 달리 변비 치료에 좋은 약제가 개발돼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준다"며 "자극성 완화제를 투여하기 전엔 대장 통과 시간, 직장내압 검사, 배변 조영술 등의 검사를 시행해 기능성 배변 장애인지 감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반저 조율 장애로 변비가 생겼다면 '바이오피드백'이란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항문 내 근육 압력을 측정하는 전기 또는 기계적 장치를 이용해 환자가 배변 시 골반저 횡문근이 이완되게 훈련하고 복압을 효과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훈련하는 방법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실조성 배변(항문 주위의 근육·신경이 원활히 작용하지 않아 배변이 힘든 상태) 환자에게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하지만 대장 무력증(장 신경세포가 둔해지거나 죽어 장 연동운동이 잘 안되는 상태)이 심하면 대장 절제술 같은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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