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수 빼고 양 줄인 '꼼수 인상' 식품기업 도마… "정직한 경영 아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슈링크플레이션을 지적했다. 추 부총리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물가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공동취재)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품 가격을 '꼼수 인상'한 식품기업들이 도마에 올랐다. 가격은 유지한 채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사례로 지목된 풀무원은 핫도그 제품 가격 인상 대신 한 봉당 개수를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태제과는 한 봉지에 415g이던 고향만두 용량을 378g으로 줄였다. 롯데웰푸드와 농심의 과자 제품 일부도 올해 함량이 줄었지만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슈링크플레이션 은 기업이 원가 압박을 받을 때 가격 인상 대신 양 줄이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숨은 가격 인상인 셈이다. 이에 소비자단체 등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가 집중관리에 나선 정부도 슈링크플레이션 비판에 나섰다. 지난 1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아 주요 먹거리 가격을 살펴보며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을 완화하는 데 식품업계의 동참을 요청했다.

이날 가공식품에 관심을 보인 추 부총리는 슈링크플레이션을 지적했다. 그는 "가격은 놔둔 채 중량을 줄여 소비자 불신을 자초하는 꼼수 가격 인상은 기업의 정직한 경영이 아니다"며 "가격뿐 아니라 중량이나 성분 함량 표시 등이 정확하지 않으면 현행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제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주요 농산물 가격이 큰 폭 하락하는 등 물가가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장에 동행한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기상여건 개선, 출하 지역 확대와 함께 총 2만1000t의 물량 방출, 역대 최대 규모인 245억원 상당의 할인 지원 등으로 14개 김장재료 가격이 지난해 김장기간 대비 10.4%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