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오픈AI의 GPTs로 '메일 답장봇' 만들었더니

김미정 기자 2023. 11. 16. 09: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분만에 챗봇 생성 가능…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이해도 높아야

(지디넷코리아=김미정 기자)코딩 하나 몰라도 ‘나만의 챗봇’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챗봇 빌더 ‘GPTs’에서 가능하다. 간단한 명령어만으로 맞춤형 인공지능(AI) 챗봇을 만들 수 있다. 곧 챗봇으로 돈을 벌 수도 있다. 다만 GPTs로 수익을 창출하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만 한다.  

기본형 챗봇인 '이메일 답장 대신 하는 봇'을 만들어 봤다. 답변 어조, 문단 스타일 등 원하는 챗봇 콘셉트를 명령어로 입력했다. 그 후 챗봇 이름, 아이콘, 세부 사항을 AI와 대화하면서 설정했다. 코딩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은 전혀 필요 없었다.

GPTs는 챗GPT플러스 개인 가입자와 엔터프라이즈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 멀티모달 모델 GPT-4로 작동한다. 문자뿐 아니라 이미지까지 다룰 수 있다. 

GPTs로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다. (사진=오픈AI)

다만 현재 오픈AI는 챗GPT 플러스 신규 고객을 받지 않는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챗GPT 플러스를 이용하려는 개인 고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당분간 챗GPT 플러스 신규 고객을 받지 않겠다"고 X(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원하는 챗봇 기능 정하기

GPTs 활용법은 간단하다. 우선 사용자는 챗GPT에 접속한 후 GPT-4 버전을 눌러야 한다. 그 후 왼쪽 상단 '익스플로어(Explore)'을 클릭하면 즉시 '마이GPTs' 화면이 생긴다. 

챗GPT-4 시작 화면. (사진=챗GPT 캡처)

그럼 바로 'GPT 만들기' 버튼이 나온다. 하단에는 오픈AI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 달리3를 비롯해 데이터 분석 도구, 챗GPT 클래식, 게임타임 등 16개 앱으로 이뤄졌다. GPT-4 버전에서 활용 가능한 앱들이다. 

GPTs 시작 화면. 하단에는 오픈AI 애플리케이션이 나온다. (사진=GPTs캡처)

사용자가 챗봇 만들기 버튼을 누르면 GPT 빌더가 반갑게 인사한다. 다만 한국어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없다. 사용자가 한국어로 명령어를 입력하면, GPTs는 이를 이해하고 영어로 답하는 식이다. 

첫 맞춤형 챗봇인 만큼 간단한 콘셉트를 선택했다. '이메일 답장 대신 써주는 챗봇’ 제작을 계획했다. 이에 맞는 명령어를 GPT 빌더에 입력했다.

GPT 빌더에 맞춤형 챗봇 콘셉트와 핵심 명령어를 입력했다. (사진=GPTs 캡처)

채팅창에 "내가 너한테 이메일을 붙여넣으면, 너는 이 메일이 어떤 어조를 나타내는지 판단하고 나에게 설명해 줘야 해. 그리고 메일 안에 있는 업무 요청이나 초대에 대한 핵심 내용을 설명해. 요청이나 초대를 수락할 건지 나에게 반드시 물어봐야 해. 내가 'Y'라고 입력하면 상대방의 초대나 요청을 수락한다는 의미야. 내가 'N'라고 입력하면 상대방의 초대나 요청을 거절한다는 의미야. 이를 토대로 답장해"라로 빌더에 요청했다.

이 챗봇 원리는 간단하다. 사용자가 수신한 메일을 챗봇에 붙이면, 챗봇은 해당 메일을 분석한다. 발송인이 요청하거나 초대한 사항을 수락할 건지 사용자에게 묻는다. 사용자가 'Y'라고 입력하면 수용, 'N'로 입력하면 거절이다. 이를 토대로 챗봇은 답변을 작성한다. 사용자는 답변을 일일이 작성하는 대신 Y 또는 N만 입력하면 되는 셈이다.

GPT-4가 챗봇 이름·아이콘 만들어줘

다음은 챗봇 이름을 지어야 한다. 처음엔 GPT 빌더가 "'이메일 어시스턴트'가 어떤가요?" 라고 추천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답장 대필 GPT'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빌더는 챗봇 이름을 답장 대필 GPT로 곧장 바꿨다.

챗봇 이름 짓고 아이콘도 만들 수 있다. (사진=GPTs 캡처)

챗봇 아이콘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 빌더가 멀티모달 기능으로 챗봇 이름에 맞는 이미지를 추천한다. GPT-4는 텍스트를 이해하고 이미지로 만들 수 있는 달리3를 탑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기능이다.

추천 이미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미지 3개만 더 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GPT 빌더는 "이미지 3개를 한꺼번에 만들 수 없다"며 "한번에 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미지에 좀 더 메일 콘셉트가 부각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색상은 최대한 알록달록했으면 좋겠고, 우체부 캐릭터도 넣어달라고 했다. 빌더는 명령대로 알록달록한 아이콘을 생성했다.

답변 형식, 어조 등 세부 설정 도와줘

GPT 빌더는 챗봇 세부 설정을 도와줬다. 빌더는 "어떤 종류의 이메일을 가장 자주 받으시나요? 비즈니스, 개인용, 혼합용 중에서 선택해 주세요. 제가 당신의 이메일 분석과 답변을 작성하는 데 도움 되는 정보입니다"고 했다. 업무용 이메일을 가장 자주 받는다고 했다. 

이메일 작성할 때 필요한 세부 사항을 설정하는 GPT 빌더. (사진=GPTs 캡처)

빌더는 업무용 답변 작성을 위한 세부 질문을 시작했다. 챗봇은 "메일 답변을 작성할 때, 격식을 갖춘 언어를 사용하고, 유머를 피해서 작성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되도록 격식 갖춘 언어를 사용하라고 입력했다. 지나친 유머는 피하되 소소한 유머는 괜찮다고 전했다.

답변 구조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빌더는 "이 챗봇이 평소에 어떤 문단 구조를 활용하길 원하나요? 특정 유형의 문장 구조를 사용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업무용 메일인 만큼, 최대한 문단을 깔끔하게 나눴으면 좋겠다고 했다. 

챗봇 직접 사용해 보니…실시간 수정도 가능

GPT 빌더가 챗봇을 바로 사용해도 된다고 했다. 직접 기능을 확인했다. 가상으로 초청 이메일을 작성해 메일 대필 GPT에 입력했다. 

기존 요청했던 대로 대필 GPT는 메일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메일이 긍정적인 내용인지 부정적인 내용인지 파악할 줄도 알았다. 메일 발송인의 핵심 요청도 알려줬다.

맞춤형 챗봇 테스트 결과. (사진=GPTs 캡처)

해당 챗봇은 발송인 요청 사항을 수락할 건지 거절할 건지 물었다. 기존에 설정했던 수락 의미인 'Y'만 입력해 봤다. 챗봇은 이를 단번에 알아듣고 초대에 수락한다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격식 있는 어조로 답변을 생성했다. 요청대로 문단도 의미 있게 나눴다. 챗봇 만들 때 요청했던 모든 설정이 적용됐다.

맞춤형 챗봇 테스트 결과. (사진=GPTs 캡처)

GPT-4가 한국어 데이터를 기존보다 더 학습한 느낌도 늘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챗GPT에게 메일 작성 요청을 하면 어색한 문법과 문단 나누기가 심심찮게 나왔다. 현재 많이 개선된 상태다. 말투가 지나치게 격식 있는 부분은 살짝 수정만 하면 된다. 

챗봇 사용 도중 추가 세부 설정을 원하면 왼쪽 화면에서 명령어를 입력하면 된다.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GPT 스토어에 팔려면 프롬프트 공부해야

오픈AI는 GPTs로 만든 챗봇을 'GPT 스토어'에 거래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GPTs로 챗봇을 만들어 돈 벌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의미다.

직접 GPTs로 챗봇을 만들어 보니, 챗봇으로 돈 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GPT 스토어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면 코딩이 아닌 프롬프트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해 보였다. 챗봇을 만들 때 프롬프트를 자세하게 입력하면, 챗봇 기능은 좋아지기 마련이다. 

맞춤형 챗봇에 외부 앱이나 API를 끌어올 수 있는 화면. (사진=GPTs 캡처)

챗봇 제작에 코딩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IT 지식은 필수다. IT 비전문가의 챗봇 기능은 전문가 챗봇 기능보다 허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챗봇 기본 구조와 기능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어야 GPTs도 잘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챗봇 기능 수정 및 추가 메뉴. (사진=GPTs 캡처)

GPTs는 챗GPT 외부에서 API 등을 끌어올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기능은 챗봇 성능을 더 올릴 수 있다. 자신의 개별 데이터를 첨부해 챗봇 답변을 개선할 수도 있다. 오픈AI는 이를 통해 수학 가르치기, 요리법 제시하기 등 독창적인 챗봇 템플릿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만약 기본 IT 지식을 모른다면, 고급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 챗봇 기능도 끌어올릴 수 없다. GPT 스토어에서 수익 창출하기도 힘들다. 

GPT-4의 한국어 성능은 기존보다 높다. 그러나 GPTs로 챗봇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어를 통한 의사소통은 힘들다. 한국어로도 모든 GPTs 제작 과정이 가능하다면, 국내에서도 더 풍성한 GPT 스토어 생태계가 열릴 것이다.

김미정 기자(notyetkim@zdnet.co.kr)

Copyright © 지디넷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