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년 만 '노마스크 수능' 교문 앞 북적…학부모 "최선 다하길"
간절히 손모은 학부모·목소리 높이는 응원단
올해도 지각생 수송 대작전…오토바이 동원
[이데일리 사건팀] “본인이 한 만큼 나오겠지만…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보길 바라요.”
수험생의 어머니 A씨는 교문 앞에서 떨리는 손을 맞잡았다. A씨는 “학부모 마음이 다 똑같다. 편하게 잘 보고 나왔으면 좋겠다”며 “차가 좀 밀리나 싶어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야 되나 싶었는데 잘 도착해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6일 아침, 전국 시험장에 50만 수험생이 모여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 4년 만에 치러지는 ‘노마스크’ 수능이며 마스크 착용은 자율이다. 매년 이어지던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비가 예보돼 날이 흐렸다.
이날 시험장 교문마다 학부모와 학교 응원단으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오전 7시 10분 서울시 종로구 경복고 앞에 수험생이 하나 둘 도착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학부모와 함께 도착한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포옹을 나누고 격려의 말을 들으며 시험장에 입성했다. 아들을 들여보낸 이모(53)씨는 “아내와 함께 아들을 데려다주러 왔다”며 “아들이 고생한 만큼 시험을 잘 봤으면 해 ‘고생했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아들이 교문으로 향하는 걸 지켜보던 수험생 어머니인 B씨도 “아들은 음악 실기 시험을 준비해와 수능 성적에 크게 부담은 없지만, 그래도 시험을 잘 봤으면 한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되며 교문 응원단도 부활했다. 2학년 고등학생 15명은 수험생을 향해 플래카드를 들고서 “긴장하지 마세요” “수능 화이팅, 선배님 잘 찍으세요!” 등 응원을 외쳤다.
올해도 지각 위기를 모면한 수험생도 있었다. 오전 7시 27분쯤 사이드카를 타고 도착한 성모(18)양은 “학교를 잘못 알고 가 황급히 경찰 도움을 받아 왔다”며 “도움을 받게 돼 경찰 아저씨께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급히 수험장으로 향했다. 한일고 학생 C군도 “늦잠을 자서 지하철역 앞에서 오토바이를 급하게 타고 왔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수생인 장모씨도 “버스타러 가다가 오토바이를 태워준다고 해서 왔는데 딱 7시 48분”이라며 “부모님이 집에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맘 편히 계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긴장한 모습으로 부모님,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입실했다. 송모양은 “친구들과 학교에 7시에 모여서 다 같이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긴장된다”고 말했다. 채모양도 “사실 수시가 돼 시험장엔 편한 마음으로 왔다”며 “친구들 만나면 응원해주려고 한다”고 미소 지었다.
일부 수험생들은 부모님 차에서 내리며 도시락을 두고 가 다시 아버지가 도시락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손난로를 쥐여주고 시험장으로 들여보내면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D(54)씨는 “둘째가 수능인데, 첫째 때 해봐 안 떨릴 줄 알았더니 똑같이 떠린다”며 “엄마가 고생하는 건 고생도 아니다. 딸이 고생한 만큼 노력한 만큼 잘 하면 좋겠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재수생인 친구를 응원하러 온 대학생 친구들도 있었다. 문모씨는 “친구가 가수 ‘샤이니’를 좋아해서 샤이니 응원봉을 들고 왔는데 친구가 너무 빨리 들어가버렸다”며 “친구는 수시에 합격해 최저 등급을 맞추면 돼 부담은 크게 없지만 잘 봤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이화여고 앞도 마찬가지로 학부모와 응원단으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교문을 붙잡고 간절히 기도하는 어머니도 있었다. 수험생이 입실하는 가운데 “화이팅” “잘 다녀와!”라고 외치는 학부모 목소리가 들렸다.
오전 8시가 되자 수험생의 발길이 잦아들었다. 입실 종료 시간이 되기 직전 몇몇 수험생이 순찰차에서 내려 급하게 뛰어 들어가기도 했다.
이날 수능은 1교시(08:40~10:00) 국어를 시작으로 △2교시(10:30~12:10) 수학 △3교시(13:10~14:20) 영어 등의 순서로 치러진다.
사건팀 (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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