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APEC, 교역·디지털·미래세대서 연결 강화해야”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 제안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APEC이 중심이 돼 세계 경제의 연결성을 가속화해야 한다”면서 교역·투자·공급망, 디지털, 미래세대 간 연결성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미래 세대 교류 활성화를 위해 과학 분야 청년들의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보장하는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열린 이날 서밋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다시 역동성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밋에는 APEC 회원 21국 경제인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 세계 경제는 또 한 번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연결의 힘은 약화 되고 곳곳에서 분절의 힘이 세력을 얻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 예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심화하는 기술 패권주의와 자원 무기화는 세계 경제의 블록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팬데믹을 계기로 부각된 공급망 리스크는 특히 자유무역을 통해 발전해 온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고, 디지털 경제의 무한한 가능성에도 국경을 넘는 데이터의 연결과 이를 통한 가치 창출은 아직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APEC 경제인과 함께 추진할 세 가지 ‘연결성’ 과제를 제시하겠다”면서 교역·투자·공급망, 디지털, 미래세대 간 연결성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은 “APEC은 아태 자유무역지대라는 경제통합 비전 아래에서 역내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추구해 왔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 APEC 회원국은 이제 전 세계 무역의 절반을 담당하게 되었으며 APEC 회원국의 1인당 소득도 발족 당시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앞으로도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자로서 APEC의 역할과 위상은 계속 확대되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급망 리스크는 국가 차원에서는 안보, 기업 차원에서는 생존의 문제인 만큼 역내 공급망의 연결성 강화를 위한 보다 선제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대응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APEC 회원국과 역내 기업들이 공급망 대응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APEC 차원의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 과거 위기에서 축적한 경험을 서로 공유하면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APEC의 최우선 협력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세계는 지금 산업혁명과 정보화 혁명을 지나 디지털 심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디지털의 상호 연결성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심화 시대는 연결성과 즉시성이 핵심”이라며 “국가를 넘나들며 데이터가 막힘없이 연결되어야 하고, 국가 간 디지털 격차도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인류가 16세기 대항해 시대에 근대적 의미의 소유권과 자유계약 질서를 만들었듯이 국내·국제 거래 할 것 없이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규범과 질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디지털 통상 국제규범에 선도국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한 국제적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APEC 내 미래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혁신적인 아이디어 발굴과 이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가치 창출은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아태 경제가 현재를 넘어 미래에도 연결성을 유지하려면 청년들의 활발한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24세 이하의 젊은 층이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APEC 국가들이 청년들의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보장해 성장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APEC에서는 1997년에 역내 무역, 투자와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APEC 경제인여행카드(ABTC) 제도를 도입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며 “한국은 ABTC의 성공적 경험을 토대로, 역내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자 한다”고 했다. 과학 분야에서 일정한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청년들에 대해 비자 면제, 신속 출입국 지원 등을 통해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학회, 워크숍 참석, 연구개발 기획 등을 위해 APEC 회원국 방문 시 비자를 면제하고, 신속한 출입국을 지원하는 방안을 APEC에서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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