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후반⋅B등급에도 경쟁 불가피…감독도 원하고 대체불가, 롯데 전준우⋅안치홍 잔류 총력전
[OSEN=조형래 기자] 30대 중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 그리고 B등급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보상 규정에도 인기가 적지 않다.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팀 내 대체불가다. 롯데 자이언츠는 전준우(37)와 안치홍(33)의 잔류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KBO는 지난 15일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34명의 선수가 자격을 얻었는데, 이중 다년계약 및 은퇴 선수 9명을 제외하면 총 25명이 FA 자격을 얻게 됐다. 롯데는 박세웅(A등급) 신정락(C등급) 그리고 전준우와 안치홍(이상 B등급) 등 총 4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박세웅이 지난해 5년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던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내부 FA는 3명이다. 그리고 잔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자원은 전준우와 안치홍이다.
전준우와 안치홍은 팀 내 대체불가 선수다. 두 선수 모두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2019년 시즌이 끝나고 첫 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전준우는 4년 34억 원에 잔류했고 안치홍은 2+2년 최대 56억 원으로 KIA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전준우는 30대 후반을 향하는 나이에도 롯데 타선의 핵심이었고 최고의 생산력을 과시했다. 138경기 타율 3할1푼2리(493타수 154안타) 17홈런 77타점 80득점 OPS .852의 성적을 남겼다. 타율 홈런 타점 OPS 등 모두 팀 내 1위에 해당했다. 30대 후반을 향해 가는 나이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젊은 선수들에 뒤쳐지지 않았다.
안치홍은 올해 주장을 맡으면서 묵묵하게 솔선수범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때로는 쓴소리도 하면서 모범을 보였다. 잔부상이 있었지만 121경기 타율 2할9푼2리(425타수 124안타) 8홈런 63타점 OPS .774의 기록을 남겼다.
두 선수를 제외하면 롯데 타선의 무게감은 확 떨어진다.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이들 정도의 생산력을 과시한 선수가 전무하다. 라인업은 어떻게든 꾸려지겠지만 이들의 자리를 온전히 채울 대안이 없는 게 사실이다. 지명타자 자리의 전준우의 공격력은 대체불가다. 안치홍의 2루수 자리도 당장은 온전히 채울 수 없다. 2루수 유망주 출신 고승민이 다시 2루수 훈련을 받고 있지만 주전 도약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롯데의 FA 시장 전략은 외부 FA에 눈독을 들이는 것보다 전준우와 안치홍의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새로 취임한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 취임식 자리에서 전준우와 안치홍을 향해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가 많은 게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팀에 남아서 저를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다”라면서 “FA에 대해서는 많은 얘기들을 하신다. 구단에는 FA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고 이후 구단에서 판단을 하실 것이다”라면서 이들의 잔류를 구단에 요청했고 바랐다.
관건은 두 선수의 적정 몸값이다. 지난 4년 간 뼈를 깎는 연봉 다이어트로 샐러리캡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팀 연봉 총액 수준을 많이 낮춰났지만 지난해 영입한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 등 FA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연봉 증액을 고려하면 오나전히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전준우와 안치홍 모두 FA B등급으로 책정이 되면서 타 구단이 영입할 시에 보상의 문턱은 높은 편이다.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인과 직전연도 연봉의 100%, 또는 직전연도 연봉의 200%라는 보상 규정이 있다. 그럼에도 전준우와 안치홍은 올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공격력 강화가 필요한 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출난 S급 매물이 없는 올해 FA 시장에서 전준우와 안치홍은 적지 않은 나이와 높은 보상 문턱에도 인기 있는 매물이 됐다. 롯데도 잔류에 총력전을 기울인다는 방침 하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한 두 선수 모두 4년 전 FA 계약 당시 기량에 비해 계약 규모는 저평가 당했다. 절치부심해서 지난 4년 동안 다시 자신의 가치를 재증명했기에 이번 FA는 다르다는 마음으로 협상에 임할 각오가 높다.
박준혁 신임 단장과 김태형 신임 감독 하에서 새출발을 하게 되는 롯데는 내부 FA 단속을 무사히 마치고 선수단을 유지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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