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와 비판' 김민재 감싸주는 유일한 1인...뮌헨 디렉터 "난 KIM의 열렬한 팬입니다"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바이에른 뮌헨 디렉터는 김민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프로인트 디렉터는 15일(한국시간) 독일 '스포르트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뮌헨의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김민재를 칭찬했다. 그는 이번 여름 뮌헨으로 합류한 이적생들을 칭찬하면서 "난 팀에 훌륭한 정신력을 불어넣는 김민재의 열렬한 팬이다"라고 직접 언급했다.
이어 "해리 케인은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고, 선두적인 선수이자 슈퍼맨 같은 골잡이다. 콘라드 라이머도 정말 잘하고 있고, 빠르게 입지를 확보했다. 라파엘 게레이로가 지금까지는 자주 부상을 당했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많은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한 직후, 토마스 투헬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면서 활약하고 있지만 독일 현지에서는 평가가 썩 좋지 못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이번 여름 5000만 유로(약 709억 원)에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뮌헨과 독일 분데스리가 적응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김민재는 경기장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적이 없다"며 지적한 바 있다.
김민재가 실수를 할 때마다 언론의 포화가 집중됐다. 김민재가 DFB 포칼컵 2라운드(32강)에서 만난 자르브뤼켄(3부리그)과의 맞대결에서 빌드업 과정에서 실점에 빌미를 제공하자 당시 독일 'SPOX'는 "김민재는 뮌헨의 컵대회 탈락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프란스 크레치히에게 어설픈 패스를 하면서 실점을 내줬다"라고 지적했다.
김민재가 하이덴하임과의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도 패스미스로 실수를 저지르자 독일 '유로 스포르트'는 "김민재는 뮌헨 선수단에서 가장 많은 패스미스를 기록했다. 나폴리 때는 거의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다. 뮌헨에 온 뒤 평균 패스 성공률은 93%, 그라니트 자카(1009회)에 이어 990회로 분데스리가 패스 횟수 2위다. 하지만 패스 미스는 실점의 빌미가 되고 있고 자르브뤼켄전 패배 이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패스 실수를 비판하기도 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 김민재도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뮌헨에서 뛰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당연히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올 수밖에 없다. 5000만 유로라는 이적료가 절대로 낮은 액수도 아니기에 더욱 기대치가 높기에 나오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온전히 김민재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상황적인 요소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가장 먼저는 선수의 체력을 관리해주지 않는 팀의 상황이다. 김민재의 혹사가 계속되는 이유는 뮌헨 수뇌부와 투헬 감독의 오판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뮌헨은 매 시즌을 분데스리가, DFB 포칼컵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획득하는 트레블을 향해 나아간다. 컵대회를 포함해 1시즌에 50경기가 넘는 빡빡한 일정을 운영하려면 센터백 자원이 4명 정도는 1군에 갖춰져야 한다. 그래야 징계나 부상으로 인해서 결장자가 발생해도 그 공백을 걱정없이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여름 뮌헨은 뤼카 에르난데스와 벵자맹 파바르를 각각 파리 생제르맹과 인터밀란으로 떠나보냈다. 센터백도 가능했던 두 선수를 이적시키면서 데려온 선수는 김민재 1명이 유일했다. 2023-24시즌을 김민재, 마타이스 데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로만 운영하려고 했던 것이다. 타렉 부흐만이라는 유망주도 있었지만 부흐만은 1군 전력감의 선수는 아니다.
김민재, 데 리흐트, 우파메카노라면 누가 나서든 세계 최고 수준의 센터백 듀오지만 결국 부상 문제가 뮌헨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데 리흐트는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던 도중, 부상을 당해서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계속해서 뛰다가 우파메카노도 연이은 출장에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 최근에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여전히 부상 우려가 짙다.
투헬 감독은 이미 승리가 어느 정도 확정된 경기에서도 김민재를 항상 풀타임으로 기용했다. 현재 센터백진에 부상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김민재가 체력이 떨어져 실수가 나오는 상황이라면 휴식을 부여할 만도 했지만 투헬 감독은 다른 선수들을 먼저 배려해주고 있다.
결국 김민재는 뮌헨의 21경기 중 20경기를 뛰면서 혹사를 당했고,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지난 9일에 진행된 갈라타사라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4차전에서도 후반 중반이 넘어서자 김민재는 무언가 불편해보였다.
실점 장면에서도 김민재가 지쳤다는 게 명백하게 드러났다. 평소 같았으면 상대 공격수와 경합할 때 최대속도를 내면서 따라붙는 김민재지만 세드릭 바캄부를 따라가는 걸 버거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김민재답지 않은 수비였다. 평소같았으면 나오지 않았을 실수들이 연달아 나오는 것이다. 우파메카노와 데 리흐트가 김민재를 도와주지 못하면서 김민재의 부담감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악순환이다.
독일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항상 뛰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결장한 유일한 경기는 프로이센 뮌스터와의 DFB 포칼컵 1라운드였다. 그 이후 그의 넓은 어깨에는 투헬 감독이 느끼는 많은 짐이 놓여 있다"면서 걱정했다.
매체가 분석한 바에 빠르면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11경기에서 959분을 뛰었다. 전체 출전 시간 중 97%를 뛴 셈이다. UCL 조별리그 4경기 역시 모두 선발로 나와 풀타임 경기를 뛰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가 3명만으로 구성된 얇은 스쿼드에서 지속적으로 출전하는 유일한 선수다. 새롭게 영입한 선수에 대해 많은 것을 기대하지만 A매치 기간 동안에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가"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뮌헨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 역시 위험하다. 문제는 부족한 지원 상황과 지속적으로 빡빡한 일정 속에서 대안이 무엇인가이다. 어떤 시점에서는 괴물조차도 지치게 된다. 뮌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휴식을 제공할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민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보다는 우려하는 시선이 커질 때쯤 김민재의 팬이라고 밝힌 프로인트 디렉터 역시 직접 목소리를 내줬다. 그는 "김민재는 국가대표팀을 포함해 몇 달째 매 경기 90분씩 뛰고 있다. 그는 조금 피곤해서 한계에 도달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당연하다"며 김민재의 실수가 체력적인 저하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당장은 해결책이 없다. 우파메카노는 풀타임을 뛰었다가는 부상이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고, 데 리흐트는 빨라야 12월 중순에 돌아온다. 부흐만은 부상 재발로 수술대에 올라 2023년 복귀는 어렵다.
11월 A매치를 일정에서 휴식을 부여받는 것도 김민재가 원하는 방향성은 아닐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미 "휴식을 취하면 선수는 다음날 운동장에서 나와 컨디션을 회복하고 경기를 뛸 준비가 된다. 벤치에서 앉아있는 것보다는 5경기 연속 뛰는 게 선수에게 더 기분이 좋을 것이다. 월드컵 예선은 선수들에게 죽기 살기로 뛰고 싶은 경기다. 쉬고 싶은 경기가 아닐 것이다. 독일 매체에서도 그런 기사를 써야 하기에 작성한 것 같다. 선수들은 준비가 됐다"며 싱가포르전 김민재의 출전을 예고했다.
11일 독일에서 경기하고, 16일에는 한국, 21일에는 중국에서 뛰어야 하는 강행군이다. 다시 독일로 돌아가서는 25일에 퀼른과의 분데스리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비행기 일정만 더해도 20,000km에 육박한다. 뮌헨이 분데스리가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이라 김민재는 퀼른전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뮌헨이 다가오는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센터백을 데려올 생각이라는 것이다. 프로인트 디렉터는 "센터백, 우측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수준 높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지만 우리가 여전히 대안을 찾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우리는 겨울에 특정 포지션에서 선수단을 강화하고, 선수단 확장을 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누사이르 마즈라위, 김민재, 에릭 막심 추포-모팅을 그리워할 것"이라며 센터백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한편, 뮌헨의 디렉터가 직접 센터백 보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와중에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에릭 다이어가 뮌헨 이적을 원한다는 소식이었다. 다이어는 지난 여름에도 뮌헨에 자신을 역제안한 적이 있다. 뮌헨도 다이어 영입을 고려했었다.
다이어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체제에서 경쟁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주전 경쟁에서 완벽히 밀린 상황이다. 계약도 올해를 끝으로 만료돼 이번 겨울에 이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 소속 이적시장 전문가 피터 오 루크는 15일 "다이어가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합류하는데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토트넘은 다이어와의 계약을 연장할 생각이 없어 보이고,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새로운 센터백을 영입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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