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계륵' 다이어에 놓인 두가지 행선지, '친정팀' 스포르팅 복귀-'김민재 짝꿍' 바이에른 이적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트넘에서 설자리를 잃은 에릭 다이어 앞에 여러 길이 놓이는 모습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다. 해리 윙크스를 레스터시티로, 자펫 탕강가를 아우크스부르크로 보냈다. 제드 스펜스와 세르히오 레길론은 각각 리즈와 맨유로 임대를 떠났다. 무엇보다 굴욕의 '클럽 레코드' 듀오인 탕귀 은돔벨레와 다빈손 산체스를 정리하는데 성공했다. 토트넘은 5일 은돔벨레, 산체스와의 이별을 발표했다. 은돔벨레는 한 시즌 임대, 산체스는 완전 이적이다. 둘은 튀르키예 챔피언인 갈라타사라이에 새 둥지를 틀었다. 미드필더인 은돔벨레는 임대 후 1280만파운드(약 213억원)의 완전 이적이 포함됐다. 센터백 산체스는 이적료 810만파운드(약 135억원)에 완전이적을 했다. 계약기간은 4년이다.
둘은 토트넘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선수들이다. 토트넘 이적 당시 최고 이적료를 경신했다. 산체스는 2017년 8월 옵션을 포함해 4200만파운드(약 700억원)에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그는 기대를 밑돌았다. 6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2경기 출전에 그쳤다. 황당한 실수를 자주 연출하며 팀을 한숨 짓게 하며, 계륵으로 전락했다. 은돔벨레는 2019년 7월 토트넘과 동행을 시작했다. 이적료는 무려 옵션을 포함해 무려 6500만파운드(약 1080억원)였다. 그러나 은돔벨레는 두 시즌 반동안 91경기에 출전해 10골에 그쳤다. 그는 2021~2022시즌 후반부 친정팀인 올림피크 리옹으로 임대됐다. 2022~2023시즌에는 나폴리로 또 떠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처음에는 은돔벨레를 중용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불성실한 훈련 태도에 완전히 돌아섰다.
산체스와 은돔벨레까지 정리하며 팀은 더욱 응집력을 갖게 됐다. 산체스는 집중력 부족으로 팀을 여러차례 들었다놨다 한 바 있으며, 은돔벨레의 불성실한 태도와 불성실한 경기력은 정평이 나 있다. 이 둘의 이탈로 토트넘은 좋은 분위기에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마지막 남은 것은 다이어와 위고 요리스였다. 두 선수는 올 여름 토트넘과 작별할 것으로 보였지만,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토트넘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다이어는 잉글랜드 국적이지만, 논 홈그로운에 이름을 올린 것이 이채로운데, 어린 시절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성장한 이력 때문이다. 토트넘은 이번 결정으로 최소 내년 1월 겨울이적시장까지 다이어와 요리스를 내보낼 수 없게 됐다.
다이어는 방출 1순위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대대적인 개혁을 준비했는데, 그 출발이 다이어 제외였다. 다이어는 지난 시즌까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굳건한 신뢰를 받았다. 스리백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계속된 부진으로 토트넘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느린 발과 불안한 빌드업 등 공수에 걸쳐 잦은 실수를 반복했다. 부진에도 불구하고, 라커룸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해리 케인과 함께 리더 그룹에 속했던 다이어는 부적절한 리더십으로 팀 케미스트리를 여러차례 깨는 행동과 언행으로 질타를 받았다.
다이어의 1차 선택은 잔류였다. 그는 "토트넘에 있을 것이다. 앞으로 최고의 시절이 올 것이다. 얀 베르통언과 무사 뎀벨레도 30대 초반에 전성기를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태도는 완강했다. 그는 올 시즌 다이어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사실상 전력 외로 취급했다. 그 사이 새롭게 영입된 판 더 벤이 다이어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토트넘의 수비는 더욱 견고해졌다.
최근 다이어는 주전 수비수들의 징계와 부상으로 마침내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저평가를 바꾸지는 못했다. 지난 첼시전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레드카드를 받으며 퇴장 당하자 급하게 그라운드에 투입됐지만,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공수에 걸쳐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막판 추가실점으로 1대4 대패를 막지 못했다. 이어진 울버햄턴과의 경기에서는 판 더 벤의 부상으로 선발 기회를 받았지만, 이 경기 역시 막판 집중력이 무너지며 두 골을 허용했다. 팀은 1대2 패배를 당했고, 판 더 벤과 비교만 더욱 거세졌다. 다이어는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다이어는 1월이적시장에서 탈출을 계획 중이다. 일단 다이어가 직접 언급한 팀은 '친정팀' 스포르팅이다. 그는 최근 영국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포르투갈 무대에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불가피한 일이라 생각한다. 아내가 원하면 언젠가는 커리어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서 살겠다. 스포르팅은 언제나 내 클럽일 것이다. 내가 12년을 보낸 곳이다. 포르투갈도 나에게 고향이다. 나는 29세다. 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았으면 좋겠다. 나는 여전히 젊다. 축구가 최우선"이라고 했다.
다이어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포르투갈에서 시간을 보냈다. 스포르팅 유스를 통해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다이어는 포르투갈에서 축구를 배운, 흔치 않은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로, 빌드업에 능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다이어는 이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 토트넘으로 무대를 옮겼다. 국가대표에도 선발됐다. 다이어 입장에서 포르투갈은 제2의 조국이나 다름없다.
스포르팅 복귀 외에 한가지 행선지가 더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다. 다이어의 바이에른행 가능성이 다시 한번 제기 됐다. 15일(한국시각) 폿볼인사이더의 피터 오루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다이어가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으로 합류하는데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바이에른의 다이어에 대한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이에른은 여름이적시장 막바지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영입을 시도했고, 두 포지션 모두를 소호할 수 있는 다이어가 물망에 올랐다. 다이어와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케인이 추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다이어의 합류 여부가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 김민재의 혹사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14일 독일 스포르트1은 '김민재 혹사가 언제까지 지속되야할까?'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바이에른 수비진이 얇아진 상황에서 김민재에게 너무 많은 부담이 쏠려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4경기에선 매 경기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A매치 기간에서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김민재 별명은 괴물이다. 나폴리서에 스쿠테토(이탈리아 세리에A 트로피)를 안긴 김민재의 태클과 강인함은 바이에른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이젠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의 얇은 수비 스쿼드에서 지속적으로 출전하는 유일한 선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A매치 기간에도 바쁜 일정을 보낸다. 자국에서 싱가포르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치르고 중국 원정도 간다. 이후 80시간도 되지 않아 쾰른전을 치러야 한다. 모든 이동거리를 더하면 2만km다. 피로감은 높을지라도 김민재는 불평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괴물은 어느 시점엔 지칠 것이다. 바이에른은 적절하게 휴식을 줘야 한다'고 했다.
바이에른이 새로운 센터백을 영입할 경우, 김민재에게 조금은 휴식이 부여될 수 있다. 하지만 실수가 잦은 다이어와 호흡을 맞출 경우, 김민재가 커버해야 할 범위가 오히려 늘어날수도 있다. 과연 다이어의 행선지는 어디가 될지, 이래저래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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