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요리의 정수는 이야기…신간 '프랑스의 음식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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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람들은 저녁 식사를 몇 시간에 걸쳐서 한다.
프랑스 요리는 점점 유럽 각지로 퍼졌다.
프랑스 문필가들은 적극적으로 프랑스 요리를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했다.
저자는 "프랑스 요리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은 단지 음식이 뛰어났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그건 프랑스인들이 전하는 프랑스 음식에 관한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프랑스인들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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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프랑스 사람들은 저녁 식사를 몇 시간에 걸쳐서 한다. 수다를 떨며 오래도록 먹는다. 식문화가 발달한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현대 프랑스 요리는 미식의 정수로 손꼽힌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불문학을 가르치는 마리안 테벤이 쓴 '프랑스의 음식문화사'(니케북스)는 고대 갈리아 시대부터 현재까지 프랑스 음식이 흘러온 발자취를 담은 인문서다. 저자는 역사 기록부터 예술작품까지 꼼꼼히 살피며 프랑스 음식이 미식의 대표주자로 발돋움한 과정을 조명한다.
갈리아 지역에 거주한 프랑크족은 음식을 중시했다. 한껏 먹고 마시는 것을 남성성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들에게 먹는 건 힘을 의미했다. 에너지가 풍부한 고기, 유제품을 주로 먹었다. 돼지고기도 날것 그대로 먹었다. 그 지역을 지배했던 고대 로마인은 그런 프랑크족을 "야만인"이라 불렀다.
중세 때부턴 호화로운 향신료, 신선한 과일과 채소, 와인이 귀족층 식사에 곁들여졌다. 17세기에는 인쇄술이 발달하며 요리책이 인기를 끌었다. 요리에 대한 다양한 기교가 정립됐다.
프랑스혁명을 거치면서 '가스트로노미'라는 용어도 나왔다. 식도락, 미식이라는 의미다. 요리사들은 파리에 레스토랑을 열어 손님을 맞았다. 식도락 문화가 발달하면서 고급 요리 용어는 프랑스어로 채색됐다.
프랑스 요리는 점점 유럽 각지로 퍼졌다. 프랑스어의 힘이 컸다. 19세기 유럽 공용어는 프랑스어였다. 가령, 러시아 귀족들은 러시아어보단 불어로 일상대화를 나눴다. 파티에선 프랑스어가 주로 쓰였다.
프랑스 작가들도 프랑스 요리의 세계화에 한몫했다. 프랑스 문필가들은 적극적으로 프랑스 요리를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했다. 프랑수아 라블레, 조르주 상드, 구스타브 플로베르 등 여러 작가가 프랑스 음식을 매력적으로 소개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마들렌 이야기는 여전히 회자한다.
저자는 "프랑스 요리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은 단지 음식이 뛰어났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그건 프랑스인들이 전하는 프랑스 음식에 관한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프랑스인들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말한다.
전경훈 옮김. 58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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