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꿈의 힘으로 이루는 안전, 혼다 R&D 센터를 가다

2023. 11.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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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륜차·자동차·보행자 위한 전방위적 안전 시스템 개발
 -모빌리티 및 도시 인프라와 연계해 안전성 향상

 자동차는 이동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사람이 타는 만큼 안전성이 필수다. 안전띠, 에어백은 물론, 충돌 방지 기능 같은 능동형 안전장치와 주행 보조 시스템이 붙는 이유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자동차는 어떻게 사람을 보호할 수 있을까? 기술의 혼다가 갖고 있는 안전에 대한 철학을 엿보기 위해 지난달 28일, 일본 우츠노미야에 위치한 혼다 R&D 센터를 찾았다.


 먼저 만나본 기술은 운전자 생체 신호 감지, 사고 예측, 소통 시스템이다. 차를 다루는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돕고, 주행 중 보행자, 자전거 등 주변 교통 요소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혼다는 브랜드 첫 전기차인 혼다 e를 기반으로 만든 ESV(Enhanced Safety Vehicle)에 이 시스템을 구현했다. 운전자 생체 신호 감지는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시선, 심장박동 등의 상태를 살피고 메인 모니터에 그래프로 표시한다. 현재 일부 차종에 쓰이고 있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의 진화형인 셈이다.


 사고 예측 시스템은 주행 중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도 감지한다. 정확히는 차가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근처의 CCTV와 인프라가 통신을 통해 주변을 지나는 차에게 보행자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이를 차가 운전자에게 최종적으로 경고하는 것이다. 경고 방식은 음성과 함께 차내 대시보드 상단을 가로지르는 디스플레이 바가 맡는다. 운전자의 시선이 집중되는 부분에 표시해 직관적이다.


 소통 시스템은 조명 기술을 활용해 차 또는 운전자가 보행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중 하나인 커뮤니케이션 그릴 라이팅은 그릴 자리에 탑재한 LED 표지판이 보행자의 위치를 표시하며 차가 보행자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린다. 원형 헤드램프도 보행자 위치에 따라 점등 상태가 달라지는데, 마치 사람의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과 유사하다. 헤드램프 내에 장착하는 패턴 라이팅도 있다. 이 시스템은 그물 패턴의 조명을 보행자 쪽으로 비춰 보행자 인식이 쉽도록 하는 장치다. 빔 형태보다 얇은 조명으로 비추기 때문에 보행자 입장에서도 눈부심을 줄일 수 있다.


 야간 주행 시 뒤따르는 차로부터 추돌을 막는 장치도 있다. 해치 도어와 범퍼의 양쪽 끝부분에 반사판을 부착해 인식률을 높인 것. 기존 차의 디자인과 잘 어우러져 드레스업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안전은 이륜차도 예외가 아니다. 이륜차에 접목한 ESV는 에어백을 장착해 충돌 시 운전자가 받는 충격을 완화함과 동시에 낙상을 줄인다. 이 경우 이륜차 탑승자의 머리 상해를 93%나 낮출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후면엔 레이더 반사판을 부착해 주변 차의 ADAS가 충분히 이륜차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혼다의 안전 인프라는 멀티 에이전트 VR 교통 시뮬레이터를 통해 더 극적으로 연출했다. 도쿄 일부 지역을 통째로 구현한 이 시뮬레이터는 도심 안에서 주행 중인 차들을 관제탑에서 비행기들을 바라보는 것보다 자세히 살필 수 있다. 모니터에 표시된 차를 선택하면 차가 센서로 감지한 운전자의 시선이나 피로도 등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ESV로 체험했던 생체 신호 감지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시뮬레이터 시나리오에는 이륜차 시뮬레이터를 통해 직접 가상 교통 상황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게임처럼 주변 차들의 반응이 달라지게 돼 다른 교통 상황의 연출이 가능하다.


 프루빙 그라운드에선 혼다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혼다 센싱을 경험했다. 혼다 센싱은 순차적으로 혼다 센싱 360, 혼다 센싱 엘리트로 진화중이다. 혼다 센싱 360은 핸즈 오프(Hands off) 기능을 통해 운전 주도권을 부분적으로 차가 갖는 수준이다. 혼다 센싱 엘리트는 도심 주행 핸즈 오프, 자동 주차가 가능한 단계로, 2020년대 중반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주행시험장에는 혼다 센싱 360을 적용한 레전드가 준비돼 있었다. 외관은 기존 레전드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앞·뒤 양쪽엔 레이더를 추가해 주행 보조 시스템을 고도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실내도 일반 차와 거의 같지만 자율주행 활성화를 알리는 일부 품목을 더했다.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마련한 표시등이 그것이다.


 트랙에 진입해 속도를 올려 자율주행이 가능한 상태가 되자 주행 보조 시스템을 켜고 달렸다. 운전대에서 손을 뗀 핸즈 오프 상태로 완만하게 휘어진 프루빙 그라운드의 커브를 자연스럽게 돌아 나간다. 추월을 위한 차로변경은 방향지시등 조작으로 진행한다. 레버를 왼쪽으로 밀면 차가 주변 상황을 살피고 가속과 차로변경을 동시에 하며 앞지르기한다. 이후 추월을 완료하면 다시 제 차로로 복귀하는 것까지 이뤄진다.


 R&D 센터에서 확인한 혼다는 자동차는 물론, 이륜차, 보행자 등 도로 위 모든 이를 보호하는 기술에 진심을 담고 있었다.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자질에 의심이 없다는 의미다. 특히 개발자의 자부심과 각각의 시스템이 지니고 있는 요소에서 창립자 혼다 소이치로의 기업 철학, '인간 존중'이 스며들어 있음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혼다는 2030년까지 혼다 이륜차 및 자동차와 관련된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완전히 없애려 한다. 이곳에서 살핀 혼다의 의지대로 라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우츠노미야(일본)=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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