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진, 사무라이즈 간판스타로 도약중
B3.리그에서 활약 중인 박세진(30‧201cm)이 소속팀 가나자와 사무라이즈에서 간판스타로 위상을 떨쳐가고 있다. 경기 포스터 등 각종 팀내 홍보자료에서 메인 모델을 담당하는 등 빠르게 인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9월 있었던 제99회 천황배 컵대회에서 12분 37초 동안 13득점, 4리바운드로 공식대회 데뷔전을 쾌조의 스타트로 끊은 그는 이후 정규시즌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현재 12경기에서 7.16득점, 4.16리바운드로 꾸준한 경기력을 과시중이다. 더블더블은 2회, 두자릿수 득점은 총 5회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점슛이다. ‘3점슛이 아예 없는 선수다’는 혹평과 달리 벌써 6개를 적중시켰는데 성공률은 35.3%다. 주로 포스트 인근에서 플레이하고 있지만 찬스가 오면 과감하게 던지며 오픈에서 놓아둘 수 없는 선수임을 입증한 상태다.
컵대회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그는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덩크슛 앤드원을 비롯 3점슛 2방을 꽂아 넣으며 맹위를 떨쳤다. 출장 기회가 문제였을 뿐 KCC시절부터 꾸준히 준비하고 있던 터인지라 낯선 무대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공격에서는 스페이싱을 가지고 3점슛과 2대2 공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미드레인지 점퍼와 드라이브인의 비중도 늘었다. 지난 11일 경기에서는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되기도 했다.
“일본인은 물론 혼혈, 외국인 빅맨 등과 상대하는 과정에서 경기력은 물론 노하우도 늘어가고 있어요. 제가 힘이 센 편이라 이곳 외국인선수들과의 몸싸움이나 힘 대결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답을 드리자면 아직까지는 파워가 엄청 좋다고 느끼는 외국인선수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들 부딪혀보면 견딜만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트래블링 규율입니다. 국내리그보다 훨씬 엄격한지라 초반에는 엄청 고전했어요. 시행착오도 많았죠. 하지만 계속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서서히 정리가 되는 상황입니다. 적응됐어요”
현재 소속팀 사무라이즈는 이런저런 문제로 어지러운 상황이다. 시즌 개막 3일을 앞두고 플레잉코치가 사임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팀원 관리와 감독역할을 해왔던지라 공백이 크다. 아직 새로운 코치는 구해지지 않았고 사장과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문제는 역할 부분이다. 말이 감독이지 실제로 했던 부분은 총감독에 가까웠던지라 원활한 경기 진행이 안되고 있다,
외국인선수도 210cm가량 되는 장신자가 둘이나 있었으나 한명은 한달 계약 이후 떠났고 나머지 한명은 아직 손발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그래서인지 박세진은 열심히 뛰고 있지만 팀 성적은 아쉽다. 1승 11패로 승리보다 패배가 익숙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선수들은 새로운 코치가 들어오고 시스템이 다시 정착되기를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저도 이곳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는데 감독이 공석이나 다름없으니 이래저래 어려움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선발 라인업 및 교체, 작전타임 등은 사장님이 결정하고 계십니다. 그간 여러 환경에서 농구를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입니다. 낯선 부분도 있지만 이 정도는 얼마든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농구를 못해서 눈물을 흘렸던 시간이 얼마인데, 어지간한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이것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 중입니다”
농구가 고팠던 만큼 박세진은 오로지 농구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낯선 곳이기도 하지만 훈련 못지않게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간이 날 때도 취미 활동보다는 잠을 자거나 온천을 찾는 등 휴식에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는 팀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박세진 포함 선수 4명이 트레이너와 같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박세진은 이들과 많이 친해진 상태이며 한국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없기에 일본어도 많이 늘어가고 있다. 기숙사에 있는 선수들은 모두 연습생 신분이었다. 박세진이 가장 먼저 정식선수로 계약을 했고 얼마 전에 한명이 추가로 뒤를 따랐다. 남은 두명은 현재 그대로 연습생으로 남아있다.
“어차피 국내에 있을 때 좌절, 시련, 굴욕 다 겪어봤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그저 농구만 할 수 있기를 바래고 또 바랬죠. 팀이 언제 안정적으로 될지는 모르겠으나 계속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나아갈 뿐입니다. 시합에 나갈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너무 행복하고 기뻐요. 다른 연습생들도 지켜보고 있는 만큼 먼저 계약한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성실하다. 열심히 한다는 등 한국 선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이곳 일본에 심어주고 싶어요”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세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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