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역대급 CEO 잔혹사 쓴 bhc '막전막후'

한전진 2023. 11. 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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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종·임금옥 '기습' 해임에 '시끌'
엑시트 전 사전 불협화음 제거 목적
"서로 손해" BBQ에 종결 제스처도
박현종 bhc 전 회장

최근 bhc가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bhc를 이끌어온 박현종 대표이사 회장이 돌연 bhc에서 내쳐진 것인데요. 박 회장의 오른팔 임금옥 bhc 대표도 동시에 해임됐죠. 이 배경을 두고 현재 여러 뒷(?)이야기가 무성합니다. 업계에서는 bhc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박 회장과의 갈등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작은 지난 6일이었습니다. bhc의 홍보 대행사에서 뜬금없이 '박현종, bhc 지주사 대표이사에서 해임'이라는 보도자료가 나왔습니다. bhc 지주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SS)가 이사회를 개최해 박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임  대표도 함께 해임한다면서 말이죠. 이유는 짧고 명료했습니다. bhc는 "기업 명성과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성장성를 추구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고 적었습니다.

업계는 갑작스럽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박현종·임금옥 콤비는 bhc를 치킨업계 1등으로 올려놓은 공신과도 같습니다. 박 회장은 2013년 bhc 대표로 선임됐습니다. 이후 2017년 회장직에 오르고 임 대표에게 자리를 넘겼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의 경영으로 bhc매출은 매해 성장했습니다. 2021년 4000억원, 2022년 5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업계 1위가 됐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만 봐도 BBQ와 교촌f&b를 압도했죠.

업계에서는 '해임'이라는 표현에 주목했습니다. 보통 회장급 임원이 물러날 때는 해임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귀책이 있어도 예우를 해주곤 합니다. 특히 박 회장은 bhc의 창립부터 회사를 일궈온 인물이죠.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MBK와 박 회장의 갈등이 극한에 다다른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MBK는 박 회장을 좋게 보지 않았습니다. '회장병'이란 표현을 쓸 만큼 회사를 개인적으로 좌지우지한다고 봤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BBQ와 bhc의 지리한 치킨전쟁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본래 BBQ와 bhc는 한 회사였습니다. 삼성전자 출신인 박 회장은 2011년 BBQ에 입사해 윤홍근 회장을 보좌해 왔었죠. 하지만 이후 미국 사모펀드인 로하튼에 bhc 매각을 계기로 이 둘은 완전히 갈라섭니다. 이후 박 회장이 bhc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두 회사 간 갈등이 시작됩니다. 10여 년 간 20건이 넘는 소송전을 벌였고 이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이는 BBQ와 bhc 양측에 큰 손해가 됐습니다. 암암리에 서로를 깎아내리기 위한 물밑(?)작업이 이어지며 서로의 치부가 드러나는 계기가 됐습니다. 소송전에만 큰 비용이 든 것으로도 전해집니다. 이젠 누가 이겨도 득이 되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저 박 회장과 윤 회장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평가가 많죠. 소비자 피로도 역시 큰 상황입니다. 

bhc 내부 역시 뜯어보면 점입가경입니다. 납품 단가를 두고 가맹점주와 분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점주들은 bhc가 튀김기름을 고가에 매입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공정위에 신고를 넣기도 했죠. bhc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가맹점을 쥐어짠 결과라는 거죠. 이는 국정감사에서도 이슈가 되어 MBK가 지난해 직접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가기도 했습니다. 높다 하는 bhc의 실적 역시 MBK의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런 상황들이 MBK는 마뜩잖았을 겁니다. 회사는 연일 소송에 시달리고, 가맹점의 원성은 커지고 있으니까요. MBK는 사모펀드입니다. 기업의 가치를 키워 다른 기업에게 더 비싸게 파는 일을 합니다. 조만간 MBK는 bhc를 팔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됐던 bhc의 분란·리스크는 추후 거래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죠.

금융업계에선 MBK가 엑시트 전 사전 불안 요소를 제거한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bhc 엑시트 체제에 돌입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됩니다. 실제로 박 회장과 임 대표의 후임에는 각각 차영수·이훈종 대표가 선임됐습니다. 차 대표는 MBK의 전략 부분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고요. 이 대표는 bhc CFO로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MBK의 bhc 엑시트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MBK가 박 회장을 내보낸 건 BBQ에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서로 싸워서 손해를 입는 상황을 이젠 끝내자는 거죠. 물론 BBQ는 박 회장 해임과 별개로 남은 소송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박 회장 해임 뒤에는 MBK의 여러 계산이 깔려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bhc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MBK는 박·임 콤비를 대체하고 엑시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다함께 지켜보시죠.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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