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 힘실어 준 ‘친윤-중진 험지출마·불출마’…친윤-중진, 어떤 선택할까

이재우 기자 2023. 11.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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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장제원, 혁신위 압박에도 '일단' 거부·침묵
혁신위 12월 초순 결단 촉구에 선택의 시간 다가와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14. woo122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최영서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요구에 재차 드라이브를 걸 태세다. 이에 거부 또는 침묵하고 있는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핵심 인사들의 선택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위의 집중 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현 대표와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은 일단 거부 또는 침묵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15일 오전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소신껏, 생각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하라). 당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 이런 신호가 왔다"고 공개했다.

혁신위는 그간 인 위원장과 대통령실간 만남이 필요하다는 당 안팎의 지적에 '짜고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혁신위 활동기간이 끝나거나 끝날 무렵에 대통령실이나 당대표에게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껴왔다.

인 위원장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내하고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대통령 측의 신호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윤심과 여론을 매개로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핵심 인사들의 반발을 비판하고 결단을 촉구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혁신위와 당 내부에서는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핵심 인사들이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압박을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다음달 초부터는 당 지도부를 비롯한 여러 의원이 결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관찰된다.

인 위원장은 14일 혁신위 온라인 회의에서 일부 혁신위원들이 김기현 대표의 발언과 장제원 의원의 행보에 대해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발언했지만 "기다리자. 우리가 기다려야 한다"고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15일 라디오에서 "(전날 회의에서 혁신위원들에게) 조금 자제하자. 며칠만 숨 쉴 공간을 주자(고 말했다). 좀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혁신위원은 "(혁신위에서) 책임 있는 분들에게 희생을 권유했다. 완곡하게 해야 (중진과 친윤 핵심 인사 등이) 동참하고 (내년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용퇴를 발표할 시점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위패봉안소를 둘러보고 있다. 2023.11.14. woo1223@newsis.com

한 중진 의원은 혁신위의 방향성과 관련해 "험지로 가라 불출마 선언하라고 요구하려면 가장 측근이 되는 사람부터 먼저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친윤 핵심 등에게 부여할 시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활동기한은 12월24일이지만 예비 후보 등록과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등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혁신위는 다음달 초중순까지 대략적인 혁신안을 공개하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당 지도부와 친윤 핵심 등이 혁신위의 일정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와 장 의원은 혁신위의 압박에 명분과 시기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혁신위가 되려 거취를 결정할 명분을 빼앗고 있다는 불만도 느껴진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반 회사도 구조조정을 할 때 예우를 해서 내보낸다. 찾아가서 설득하고 어려우니 용단을 내려달라고 하는데 설득하는 과정도 없이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건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지지자 4200여명이 참여한 외곽 단체 '여원산악회' 15주년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해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14일 유튜브 채널인 '장제원TV'에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고 해도 할 말 하고 산다"는 교회 간증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혁신위의 압박 방식에 반감을 감추지 않는 모양새다.

김 대표도 15일 혁신위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선은 종합 예술작품이다. 단편 예술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작품인 만큼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총선 지휘봉을 내려 놓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judyha@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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