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곡교천 - 노랗게 물든 행복의 길[정태겸의 풍경](57)

2023. 11.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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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축제다. 올해는 유독 단풍이 늦게 올라오는 듯한 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절정에 달한 빛깔이 더 화려하게 느껴진다. 충남 아산의 곡교천. 이곳은 단풍이 낙엽이 되기 직전 거리가 온통 노랗게 물들었고, 이 노란 빛을 찾아 사람이 모인다. 곡교천 은행나무 길은 아산시가 가을마다 자신 있게 추천하는 여행지다.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까지 2.1㎞ 구간에 조성돼 있다. 산책로를 따라 양쪽으로 은행나무가 길게 늘어선 모습이다. 이곳에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조성된 건 1973년의 일. 당시 수령 10년생의 나무를 심었다고 하니 인간의 나이로는 얼추 환갑에 가깝다. 그사이에 나무들은 가지를 길게 뻗어 멋들어진 광경을 자아내고 있다. 평소에는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가을만큼은 다르다. 매년 11월 초가 되면 모든 잎이 노랗게 물들고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란 은행잎 비가 내린다.

천천히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들어오는 사람들의 표정. 누구 하나 찌푸리지 않고 함박웃음이다. ‘행복’이라는 두 글자가 표정에서 드러난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잎을 한 아름 안아 던지고 그 사이로 뛰어가는 사람, 이 아름다운 절정을 사진으로 담는 사람. 계절이 주는 행복이 이 거리에 가득 찼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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