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은닉' 배영빈, 징계위 개최…'일벌백계'의 롯데, 최고 수위 결정? 퇴단시 야구계 못 돌아온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가 된 배영빈의 징계위원회가 개최된다. '이중징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징계위원회를 연다는 것은 최고 수위인 '퇴단'이 매우 유력해 보인다.
롯데는 16일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배영빈에 대한 자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 KBO는 상벌위원회 징계 외에 구단이 자체적으로 선수에게 징계를 내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롯데는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지난 14일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마이데일리' 취재 결과 배영빈이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에서 술을 마친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던 것이다. 당시 배영빈은 골목에 주차를 해놓은 탓에 대리운전을 부른 상황에서 차를 조금 더 넓은 곳으로 빼기 위해 약 300m를 운전하다가 단속에 적발됐다.
얼마나 긴 거리를 운전했는지를 떠나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것은 '범죄'에 해당된다. 배영빈의 경우 다행히 사고를 일으킨 것은 아니었지만, 술을 마시고 판단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배영빈은 당시 '면허 취소'에 해당될 정도로 술에 만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 것도 문제였지만, 범죄 사실을 '은닉'했다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배영빈은 음주운전에 단속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은 채 마무리캠프 합류해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가 서울까지 가서 술을 마시는 등 사생활을 일일이 컨트롤 할 수 없는 만큼 롯데는 사건이 일어난지 약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
롯데는 조금 늦었지만, 배영빈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면허 취소가 됐다는 것을 확인한 직후 KBO 클린베이볼센터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 그리고 16일 자체적으로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졸' 출신인 배영빈은 올해 '육성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배영빈은 2군에서 76경기에 출전해 49안타 2홈런 타율 0.253 OPS 0.619를 기록한 끝에 8월 20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3안타를 터뜨리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고, 이후에도 대타 또는 대수비 등으로 경기에 나서며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의 성적을 남겼다.
아무리 '육성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백업 요원으로서 가능성을 내비쳤던 만큼 구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6년 동안 포스트시진 진출에 실패하게 되면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던 '명장' 김태형 감독을 새롭게 영입, 박준혁 단장을 선임하는 등 '재정비'에 나서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롯데에서는 지난 3월 서준원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구단에 숨겨오다가 사실이 들통난 일이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었던 것. 서준원의 미성년자 성범죄가 알려진 직후 롯데는 자체 징계위원회를 개최했고 "투수 서준원을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는 "구단은 검찰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 수위 징계인 퇴단을 결정했다"며 "선수의 관리소홀을 인정하고 앞으로 엄격하게 성인지 교육을 시행하여 엄정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당시 이강훈 롯데 대표이사까지 나서 "최근 구단의 소속 선수가 일으킨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KBO를 비롯해 각 구단은 매년 수차례 선수들이 '일탈 행위'를 하지 않도록 철저한 교육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매년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고 쏟아지고 있다. 몇몇 '학습효과'가 전혀 없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이기 위해 피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의 노력들을 깎아내리고 있다. 특히 '선배'가 불미스러운 일로 유니폼을 벗고 야구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직접 지켜봤음에도 불구하고 배영빈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저질렀다. 책임감과 배려심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KBO는 상벌위원회 이외의 구단의 '이중징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자체적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을 고려하면 음주운전을 저지른 배영빈은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KBO 음주운전 처벌 규정에 의하면 '면허정지'는 70경기, '면허취소'는 1년 실격 처분을 받는다. 면허가 취소된 배영빈은 1년 실격이 확정적인데, 롯데에서 방출까지 될 경우 향후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의 배영빈 사례가 롯데 선수단은 물론 KBO리그에 몸담고 있는 수많은 선수들에게 주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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