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용산 기찻길 옆 울리는 미각 사로잡은 '맛의 경적'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3. 11. 1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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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마운틴의 가리비관가세비체. /사진=다이어리알
신용산역과 삼각지역을 잇는 '용리단길'이 뜨면서 트렌디한 외식 공간의 집결지가 된 용산. 고개를 조금 돌려 바라본 용산역 뒷골목에 들어선 미식 공간들이 심상치 않다. 한강대로, 하루 약 300차례 기차가 지나가는 '땡땡거리' 혹은 '백빈건널목길'로도 불리는 이곳은 과거 서울의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주택과 건물들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다.

빛바랜 사진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거리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옥 지붕 아래 자리한 와인 바, 인위적으로 흉내 낼 수 없는 세월의 감성에 현대의 맛을 덧칠한 다이닝과 카페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그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 마냥 어느 하나 같은 모양새가 없는 오래된 집들에 터를 잡은 감각적인 공간들이 선사하는 현대의 맛을 보는 순간, '땡땡' 미각에 놀라움의 경적이 울린다.

◆드래곤마운틴

드래곤마운틴의 돈마호크. /사진=다이어리알
이 일대가 미식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또 하나의 계기는 특색 있는 셀렉션의 와인과 정교한 마리아주를 선보이는 실력 있는 와인바들이 밤을 붙잡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하기보다 특유의 감성이 깃든 공간들은 대부분 아담하고 정적인 분위기로 와인과 함께 천천히 시간을 보내며 아지트로 삼기에도 적당하다.

용산(龍山)을 영어로 표기한 위트 있는 네이밍의 '드래곤마운틴'은 와인, 요리, 분위기 어느 하나 치우침 없이 조밀한 감각과 디테일로 꽉 채워진 보물 같은 공간으로 와인 애호가들의 성지로 부상 중이다. 20년 이상 와인을 디렉팅 한 문상진 소믈리에와 한식을 기반으로 뚝심 있게 맛의 기틀을 다져온 김세희 셰프, 그리고 외식에 특화된 경력과 미적 감각을 바탕으로 공간 연출을 일궈낸 심가인 아트 디렉터. 이 3인의 전문가가 의기투합해 공간을 구성했기에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안정적인 밸런스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아사도그릴. /사진=다이어리알
클래식한 가로등과 딥 그린 컬러의 이국적인 외관은 골목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이내 로맨틱한 유럽의 거리로 방문객을 초대한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양쪽 벽면으로 빼곡하게 와인 라인업이 펼쳐지는데 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보틀 구매를 위해 찾는 고객들도 상당수다. 매주 50종 이상의 와인을 새롭게 업데이트해 리스트의 신선함과 희소성, 방대한 스펙트럼을 고루 갖춘 덕이다.

은은한 조도에 맞게 따스한 분위기로 꾸며진 공간 전체는 용의 이미지와 연결해 '불'을 테마로 했다. 탁 트인 오픈 주방에서 시선을 압도하는 아사도 그릴은 쓰임에 맞게 직접 제작한 것으로 고풍스러운 벽난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멋스러우며 마치 산장에 와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바 좌석은 장작이 탁탁 타들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힐링할 수 있는 '불멍' 좌석으로도 인기다.

부드러운 스파클링 와인과 '가리비 관자 세비체'는 입맛을 산뜻하게 돋우는 조합이다. 식감을 살린 가리비 관자를 먹기 좋게 썰어 샐러리, 양파, 파슬리, 레드 칠리를 곁들인 매콤새콤한 소스를 더했으며 아삭한 엔다브에 올려 한 입 거리로 즐길 수 있도록 제공된다.

수준급 바비큐 다이닝의 퍼포먼스를 구사하는 그릴 요리는 반드시 경험해 볼 것을 권한다. 특수 제작한 아사도 그릴을 통해 전통 방식으로 장작불에 구워내기에 조직감과 수분은 보존하면서도 각 재료들이 갖고 있는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다. 와인과의 어우러짐을 고려해 인위적인 맛은 배제하고 자연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내 시너지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달고기와 오렌지. /사진=다이어리알
시그니처 메뉴인 '달고기와 오렌지'는 두툼한 살밥과 부드러운 식감, 고소한 풍미를 고루 갖춘 달고기를 통째로 구워 다채로운 채소와 향긋한 그릴 오렌지를 곁들여 제공한다. 보는 것 만으로 마음이 든든해지는 부피감 있는 메뉴다. 쫄깃한 껍질과 촉촉한 살코기의 대비, 직화의 와일드한 매력과 채소에서 뿜어져 나온 자연의 감칠맛이 매력적인 메뉴다.

바비큐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육류 메뉴인 '돈마호크'는 뼈에 붙은 안심과 등심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귀한 부위로 장작 구이의 은은한 불향을 머금되 기름기는 빠지고 육즙은 그대로 간직해 다양한 식감과 스모키한 풍미를 자랑한다. 아스파라거스와 그릴 채소, 디종 머스터드와 와사비, 당근퓌레가 함께 제공돼 다양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오랫동안 한식을 수련한 셰프가 선보이는 만큼 요리 곳곳에 장과 발효 요소를 응용해 감칠맛을 배가했으며 한식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푸짐함은 덤이다.

◆웨이티하우스앤레스토랑

웨이티하우스앤레스토랑의 차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낮에는 티 하우스와 홍콩 특유의 식문화를 담은 차찬텡, 밤에는 레스토랑으로 변모하는 공간. 네온사인과 검은색 택시, 다양한 소품들이 어우러져 홍콩 영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랑하며 음식 또한 특색 있다. 런치에는 시그니처 티와 디저트, 간단한 면 요리 등을 즐길 수 있으며 디너에는 거지닭, 허니 바비큐, 구수계 등 흔치 않은 차이니스 메뉴들을 경험할 수 있다.
◆레벨제로
레벨제로의 인기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다이닝 쇼룸'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요리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실제로 식사 코스가 진행되는 동안 순서별 쇼룸으로 각각 옮겨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지속가능성의 가치에 주목한 셰프의 요리는 특정한 장르로 규정하기보다 재료 하나하나의 근원과 쓰임에 집중하며 한국의 토종 식재료도 다채롭게 활용한다. 이름처럼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며 셰프들이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를 요리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올딧세

올딧세의 치즈 케이크. /사진=다이어리알
단층 주택을 개조한 독특한 구조의 카페로 암석을 활용해 벽을 세워 마치 동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커다란 통나무 바 테이블이 명당으로 실내는 목재를 활용한 인테리어로 마당을 내다보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다양한 드립 커피와 음료, 주류 메뉴를 즐길 수 있으며 직접 구워낸 바스크 치즈 케이크도 반드시 맛봐야 할 메뉴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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