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판매가로 버틴 車 업황…가격 인하로 돌아서나
판매량 회복 간극에도 고가 차종으로 선방
다만 시장선 가격 인하 목소리 점차 확대
전기차 수요 둔화 맞아 인하 필요성 높아져
업계선 추후 저가 모델 중심 경쟁 심화 관측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글로벌 자동차 업황이 시장의 예상보다 속도감 있게 회복하면서 다시금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국내에서도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는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가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이 이같은 호황을 견인했다고 분석한다. 다만 최근 들어 미래차의 핵심인 전기차가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국면을 맞으면서 전반적인 차량 가격의 인하 필요성이 확대되는 조짐이다.
16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은 약 8685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전년 대비 7.2% 증가한 규모다. 북미 자동차 시장의 호황이 지속된 데다 인도·중국 시장의 회복세가 판매량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미국과 한국의 판매량은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 만큼의 판매량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적표는 기대를 웃돌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정용진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게 된 핵심은 판매가"라며 "지난 2018년 대비 93%에 불과한 판매량을 높은 가격으로 상쇄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 생산 차질과 판매 부진의 만회 카드로 내건 고가 차량 위주의 라인업 재편과 판매 단가 인상 등 대응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실제 올 들어 나타나는 완성차 업계의 높은 마진 구조는 가파르게 오른 대당 평균판매가격에 기반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대당 평균판매가격은 지난 3분기 기준 3306만 원으로, 전년 대비 4.5%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매 분기마다 14~19% 수준으로 대당 평균판매가격이 올랐다.
고가 차종 중심의 판매 집중은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졌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올해가 다 지나기도 전에 이미 20조 원을 돌파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20조 원을 넘어선 건 현대차·기아 사상 처음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 8218억 원, 기아는 2조 86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3%와 272.9%씩 뛰었다.
고급 브랜드와 SUV 등 고부가 가치 모델을 앞세운 각 기업들의 판매 전략에는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목소리도 덩달아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동차 가격이 '오를대로 올랐다'는 인식이 강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0년 0.5% △2021년 2.5% △2022년 5.1% 등 수준이었는데, 같은 기간 승용차 평균 가격은 연평균 약 9.9% 상승했다.
가격 인하 요구는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두드러질 공산이 크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꼽히며 빠르게 성장하던 전기차 시장이 하반기 들어 둔화세를 맞은 점도 가격 인하의 필요성을 자극하고 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안전 우려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여전히 전기차 구매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대다수 소비자들의 기저에는 차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최근의 전기차 수요 둔화를 돌파할 카드로 추후 '저가 모델'이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상반기까지는 '크고 비싼' 전기차 신모델 출시가 잇달았다면 앞으로는 보다 저렴한 모델들을 중심으로 한 저가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테슬라를 비롯해 제네럴모터스(GM)·르노·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형 전기차 모델의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기아가 올해말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할 EV5를 기점으로 EV3와 EV4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차들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정 연구원은 "결국 저가형 대중화 차종의 성패가 향후 전기차 판매량 증분을 결정하게 된다"며 "저가 모델은 전기차부터 시작돼 자동차 모델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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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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