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층간소음/황비웅 논설위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녁 퇴근길에 평소와 다름없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탔다.
할머니 한 분이 같이 탔는데 흘끔거리며 쳐다보기에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
아랫집에 사시는 걸 확인한 뒤 할머니께 먼저 사과했다.
그런데 할머니는 활짝 웃으시면서 "아니에요. 아이가 건강해서 그런 거예요"라며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시는 게 아닌가.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녁 퇴근길에 평소와 다름없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탔다. 할머니 한 분이 같이 탔는데 흘끔거리며 쳐다보기에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 할머니는 대뜸 “○○층 사시죠?”라고 물었다. 갑자기 직감이 오면서 순간 식은땀이 흘렀다. 바로 아래층 버튼을 누른 걸 보니 아랫집에 사시는 분이 틀림없었다. 둘째 아이가 항상 콩콩거리면서 마룻바닥을 뛰어다녀 주의를 주던 참이었다.
아랫집에 사시는 걸 확인한 뒤 할머니께 먼저 사과했다. 그런데 할머니는 활짝 웃으시면서 “아니에요. 아이가 건강해서 그런 거예요”라며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시는 게 아닌가. 긴장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빈대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층간소음 보복용으로 빈대를 구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한창이라고 한다. 층간소음을 위한 별도의 112 코드를 신설해야 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세상이다. 층간소음으로 살인사건까지 일어나는 대한민국에서 한 줄기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었다.
황비웅 논설위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만취한 여성 ‘집단 성폭행’…몰래 찍은 ‘홈캠’ 동영상에 딱 걸렸다
- “퇴근길 날벼락”…홍대 가림막 사고에 결국 ‘뇌사판정’ 받은 행인
- 한혜진 ‘이별 사유’ 밝혔다 “남친에 결혼 거절했더니 바로…”
- “자녀 학교에 나체사진 유포하겠다”…2만 4000% 이자
- 하마스에 납치된 3세 여아…총맞은 아빠 품속서 기어나왔다
- 한동훈 장관 부인 진은정씨 첫 공개행보 [포토多이슈]
- “죽 될지 밥 될지 몰라”…이선균 다리털 ‘감정불가’ 나왔다
- 이정은, 뺑소니범 잡았다…“블랙박스 2시간 뒤졌다”
- 교사가 닫은 문에 4세 아이 손가락 절단…“CCTV 영상 삭제돼”
- 탈출 시도했다가 ‘할부지’ 소환…푸바오, 30분 일탈 즐기고 ‘외출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