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줄패소 하는 당국, 제재 신뢰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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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지난달 대법원은 과징금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위의 최종 패소를 확정지었다.
그나마 위메프 건에서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점이 패소의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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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2018년 위메프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당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의 대법원 판결문 내용 중 일부다. 지난달 대법원은 과징금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위의 최종 패소를 확정지었다. 위메프 직원의 단순한 과실, 시스템 운영 미숙으로 20명의 이용자 정보가 다른 29명에게 공개된 데 대해 18억52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2020년 중앙부처로 승격된 후 이 사건을 방통위로부터 넘겨받은 개인정보위는 1, 2, 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데이터경제 시대의 본격화로 주목받는 개인정보보호위가 잇따른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고 있다. 제재 처분에 불복한 기업들이 대형 로펌을 다수 선임해서 나서는 데 비해 개인정보위는 미미한 소송 예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영향도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주무당국의 행정처분이 잘못됐다는 법원 판단이 이어질 경우 자칫 조사·처분에 대한 신뢰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나마 위메프 건에서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점이 패소의 원인이었다. 제재를 내릴 만한 일은 맞지만 그 제재가 너무 무거웠다는 점이 문제란 얘기다. G마켓이 개인정보위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는 아예 제재의 전제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판매자 계정을 도용한 사기사건이 늘었다. 개인정보위는 조사에 착수해 G마켓이 판매자 계정에 대한 안전한 인증수단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G마켓과의 소송에서도 개인정보위는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판매자는 G마켓 플랫폼을 이용해 물건을 파는 이들에 불과하고 G마켓의 지휘·감독을 받는 피고용인도 아닌데 이들 판매자와 관련한 사안을 G마켓의 잘못으로 보고 시정명령 처분을 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이 사건은 현재 개인정보위의 상고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네이버 역시 같은 사안으로 과징금 등 처분을 받아 개인정보위에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한 후 2심 판결을 기다린다. 현재의 분위기대로라면 개인정보위는 네이버와의 소송에서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정보위의 제재처분에 불복한 소송은 더 있다.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가 국내 이용자 동의 없이 행태정보를 무단활용해 자사의 맞춤형 광고 등에 활용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위가 양사 도합 1000억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에 대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구글·메타는 현재 다수의 국내 대형 로펌을 선임해 개인정보위 처분취소를 도모하고 있다.
소송에서 패소하면 당장 재정적 부담이 커진다. 1, 2, 3심에서 패소한 개인정보위는 위메프에 부과한 과징금 원금 외에도 2.9%에 이르는 법정이자를 더한 금액까지 물어줬다. 네이버의 소송이 확정될 때도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돈이 아니다. 개인정보위의 조사와 행정처분에 대한 기업·기관 및 개인들의 예측가능성 및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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