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용인은 반도체, 구리는 한강 조망 특화... 신규 택지 5곳 보니

정순우 기자 2023. 11. 16.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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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장기 주택공급 기반 확충을 위해 전국 5개 지구 8만 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15일 발표했다.사진은 경기도 오산시 오산세교3지구 예정지 모습./뉴시스

정부가 15일 발표한 신규 택지 예정지들이 과거 공개된 택지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주거 수요가 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중심이라는 점이다. 서울과 아주 가깝거나, 서울에서 멀더라도 산업 기반이 확실한 곳들이다. 공급량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선호할 입지가 좋은 곳을 중점적으로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이번 택지에는 약 6만5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와 건축 자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 물량을 8만 가구로 확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입주까지 최소 6~7년 이상 걸리는 택지 공급 계획 발표만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강 조망·반도체 특화 택지

이날 공개된 신규 택지들은 각각의 개발 방향이 명확하다. 구리토평2는 서쪽으로 중랑구, 남쪽엔 한강이 있고, 한강 건너편은 서울 강동구다. 국토부는 한강 변에 주거 단지를 배치하고 여가·레저 공간을 만드는 식으로 입지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북측에는 구리 원도심과 연계되는 상업·문화 복합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그래픽=양진경

오산세교3과 용인이동은 ‘반도체 신도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오산세교3은 동탄과 평택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용인의 SK하이닉스를 잇는 ‘반도체 삼각 클러스터’의 한복판에 있다. 현재 조성 중인 세교1·2지구와 맞닿아 있다. 이 3지구가 하나의 신도시처럼 연결돼 반도체 클러스터의 배후 도시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용인이동도 지난 3월 지정된 첨단 반도체 국가산단과 맞닿아 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가 약 300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감안해 용인이동에는 반도체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최신 스마트시티 기술을 도시 곳곳에 적용할 계획이다.

청주분평2도 현재 추진 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증설에 대비한 것이다. 주변에 부족한 상업, 커뮤니티 서비스 시설을 확충해 기존의 청주 주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 생활 공간을 지을 예정이다. 제주화북2는 지구 남측 첨단 과학 기술 단지와 연계해 지식·첨단 산업과 주거, 상업이 공존하는 주거 복합 단지로 개발한다.

◇빠르면 2030년 입주… ”당장 공급 부족 해결엔 한계”

과거 정부에서는 주택 공급 목표치 달성을 위해 허허벌판이나 시골에 택지를 조성했다가 초기 공실로 애를 먹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공개된 신규 택지들에 대한 전문가들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각 지역의 산업단지 계획에 맞춰 주택 공급 계획을 수립했고, 기존 도심이나 택지지구와 연계해 인프라 중복 투자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5개 택지에 대해 2027년 첫 사전 청약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추진된다 해도 최소 2030년 이후에 첫 입주가 가능하다. 반면 올해 3만 가구인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내년엔 1만 가구로 줄어들면서 단기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지금 발표되는 택지들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당장의 시장 안정에 기여하긴 어렵다”며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기존 택지를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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