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尹대통령측서 소신껏 일하라는 신호 왔다”

김승재 기자 2023. 11. 16.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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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혁신위·지도부, 연일 충돌
김기현 대표에 쏠린 눈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복 100주년의 꿈, G3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을 현 지도부 중심으로 치를 것이란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당 지도부·친윤 핵심·중진 의원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안을 두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김기현 대표를 감싸주는 공개 발언을 하던 당내 인사들이 이번 갈등 국면에서는 대부분 침묵하거나 인 위원장의 편을 드는 등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인 위원장은 15일 YTN라디오에서 “한 열흘 전에 제가 여러 사람을 통해서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했다”며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이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냥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했다. 앞서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이 지난 13일 언론에 ‘혁신위 조기 해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용퇴를 압박했는데, 이틀 만에 인 위원장이 ‘윤심(尹心)’을 내세우며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당의 혁신안 충돌에)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요한 혁신위’ 활동과 관련해 “총선은 단편 예술 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 작품”이라며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가 김기현 대표 체제를 패싱해 당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 측 인사는 “혁신위는 쇄신 방향을 담은 혁신안을 내고 당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야지 뭔가를 쟁취해 내는 기구가 아니다”라며 “일부 세력이 현 지도부를 반(反)혁신으로 몰고 가 판을 흔들어 보려는 게 아닌가 싶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지난 3일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안을 발표한 이후 김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둘의 갈등은 열흘 넘게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당내에서 김 대표를 공개적으로 편드는 메시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김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갈등 국면에서 친윤계가 홍 시장을 공개 비판하며 김 대표를 지원 사격했을 때와 달라진 모습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인 위원장의 언행에 ‘윤심’이 담겨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데, 누가 섣불리 김 대표의 편을 들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에서 “1~2주 사이에 김 대표의 거취가 정리될 것”이라고도 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혁신위가 김기현 체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월권”이라며 “다만 김 대표가 거취에 대해서 결단할 것이라는 기류가 감지되기 때문에 기다리려 한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윤 대통령 측에서 받았다는 ‘신호’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인 위원장 사이에 있는 인사가 한마디 전해 온 수준이지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있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기현 체제로서는 아무런 혁신이나 변화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당내에 확산하고 있다.

거취 압박을 받고 있는 김 대표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달 초 강도 높은 인적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현재 당무감사위원회가 진행 중인 당무 감사 결과 평가가 마무리되는 대로 하위 20%에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가 물러나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를 원하는 세력이 일부 있겠지만 김 대표가 그렇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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