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재생의료의 꽃’ 줄기세포치료,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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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골수줄기세포주사'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줄기세포치료를 받으러 진료실을 찾는 무릎관절염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환자들 가운데 어떤 환자는 줄기세포치료를 하러 일본에 다녀왔고, 또 다른 환자는 중국 칭다오를 다녀왔다고 한다.
"한국은 의료수준이 높고 주사실이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는데, 일본은 치료실이 허접하고 지저분해요. 비싼 돈을 주고 왜 외국까지 가서 줄기세포치료를 해야 하는지 답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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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병실을 떠나면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오래도록 귓가에 맴돈다. “한국은 의료수준이 높고 주사실이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는데, 일본은 치료실이 허접하고 지저분해요. 비싼 돈을 주고 왜 외국까지 가서 줄기세포치료를 해야 하는지 답답해요.”
2008년 줄기세포연구소를 세워 재생의학을 연구해온 장본인으로서 안타까움이 앞선다. 일본은 2014년부터 관련법을 정비해 자가골수든, 자가지방이든 줄기세포 배양과 치료에 대한 규제가 없다. 일본 내 줄기세포치료 해외 환자의 90% 이상이 한국인이고 시술 일정을 잡기 어려울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역설적이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 감염 방지와 청결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은 단순히 농축 및 분리 과정이 허가되어 있지만, 세포 배양은 아직 허가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환자 약 5만 명이 회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지불하며 일본, 중국 등 해외로 원정을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8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의사 재량에 의해 줄기세포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시술하는 길이 막혀 있고 치료비를 받을 수도 없다.
최근 희소식이 들린다. 국회와 정부가 환자 중심의 ‘첨생법 개정’에 매우 긍정적이다. 법이 개정되면 국내에서 배양된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수익을 기반으로 투자가 이뤄져 의료 질 향상과 연구가 선순환될 수 있다. 첨생법 개정은 2025년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의 K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대한노인회도 노인성 질환 및 희귀·난치병 치료에 중요한 재생의학 발전을 위해 첨생법 개정에 찬성하고 있다. 줄기세포치료는 ‘재생의료의 꽃’이다.
일본에 따르면 재생의료 및 유전자치료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5년 38조 원, 2030년 75조 원, 2040년 120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본다. 한국은 대표적인 성체줄기세포인 중간엽줄기세포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일본이 최근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 재생의학의 잠재력에 대한 기선제압이라는 분석이 있다. K의료 국부 창출의 해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규제 완화’이다. 이는 결국 국민(환자)이 과실을 따먹게 된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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