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美공화’… 의원끼리 “팔꿈치로 쳐” “안쳤다” 소동

윤다빈 기자 2023. 11.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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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에서 공화당 내 앙숙인 의원들 사이에 팔꿈치로 쳤느냐, 아니냐를 놓고 벌어진 논란이 윤리위원회까지 올라가는 촌극이 빚어졌다.

공화당 내 숫자로는 소수인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의원들 간 감정 섞인 집안싸움이 외부로까지 표출된 것이다.

14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의사당 복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공화당 팀 버쳇 하원의원(59)이 옆을 지나던 같은 당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58)에게 밀리며 비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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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 해임 찬성했던 버쳇 의원
복도 충돌뒤 언성 높이며 소란
멀린, 자신 비판 증인에 “한판 붙자”
임시예산 하원 통과 셧다운 막아
미국 하원에서 공화당 내 앙숙인 의원들 사이에 팔꿈치로 쳤느냐, 아니냐를 놓고 벌어진 논란이 윤리위원회까지 올라가는 촌극이 빚어졌다. 공화당 내 숫자로는 소수인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의원들 간 감정 섞인 집안싸움이 외부로까지 표출된 것이다. 상원에서는 종합격투기(MMA) 선수 출신 공화당 의원이 청문회 증인과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갔다.

14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의사당 복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공화당 팀 버쳇 하원의원(59)이 옆을 지나던 같은 당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58)에게 밀리며 비틀거렸다. 버쳇 의원이 곧장 뒤쫓아가 “왜 뒤에서 팔꿈치로 쳤느냐”고 언성을 높이자 매카시 전 의장은 “아무 짓도 안 했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버쳇 의원은 다시 쫓아가면서 “멍청이(jerk). 배짱을 좀 가져라. 너무 한심하다”고 쏘아붙였다. 이후 매카시 전 의장은 CNN 방송 인터뷰에서 “밀치거나 팔꿈치로 치지 않았다. 복도가 좁았다”고 해명했다.

버쳇 의원은 지난달 3일 미 의회 역사상 초유의 매카시 전 의장 해임을 이끌어낸 공화당 강경파 의원 8명 중 한 명이다. 역시 이 8명에 속하는 맷 게이츠 의원은 이날 “기습 공격(sucker punch)”을 날렸다며 매카시 전 의장을 하원 윤리위에 제소했다.

코미디 같은 공화당 상황은 하원에서 멈추지 않았다. 공화당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46)은 이날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숀 오브라이언 운송노조위원장과 육탄전 직전까지 치달았다. 질의에 나선 멀린 의원은 오브라이언 위원장이 과거 자신을 비판하며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글을 읽은 뒤 “넌 혓바닥을 놀리고 싶은가 본데, 우리는 합의하에 (싸움)할 수 있다. 당장 한판 붙자”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위원장이 “당장이라도 환영한다”고 답하자 MMA 선수 출신인 멀린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두 사람의 감정이 격해지자 청문회를 주관하던 버니 샌더스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장이 멀린 의원에게 앉으라고 요구하면서 “당신은 미 상원의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샌더스 위원장이 “미 국민은 이미 의회를 충분히 경멸하고 있다”면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자제를 요구했지만 둘은 한동안 언쟁을 이어갔다.

미 하원은 이날 공화당 강경파로 꼽히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제안한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를 막았다. 하원 과반 의석을 지닌 공화당에서 반대표가 93표나 나왔지만 집권 민주당에 도움을 요청하는 고육지책(찬성 336표)으로 통과된 것이다.

공화당 강경파는 임시 예산안에 자신들이 요구한 연방정부 지출 대폭 삭감 주장이 반영되지 않은 것을 두고 반발했다. 존슨 의장은 이에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계속 운영되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양심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런 뒤 공화당 강경파가 장악한 하원 운영위원회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예산안을 직접 상정하는 패스트트랙을 활용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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