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울리는 위로…“인생 캐릭터란 말 들어요”

이원 기자 2023. 11.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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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배우 박보영

- 넷플릭스, 동명 웹툰 드라마화
- 정신병동 근무 간호사와 환자들
- 절망 속에서 피어난 희망 그려

- “아팠던 경험 연기에 다 쏟아내
- 배우 스펙트럼 넓힌 것에 보람”

데뷔 이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긍정 에너지를 주던 배우 박보영이 이에 더해 위로와 공감의 연기로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폐허가 된 도시에서 희망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는 공감과 힐링으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내과 근무 3년 차에 정신건강의학과로 전과한 간호사 정다은 역을 맡은 박보영. 그녀는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마주하며 점차 성장해가는 캐릭터를 연기해 공감과 힐링을 선사했다. 넷플릭스 제공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영은 “이전 작품들은 ‘잘 봤다, 재미있었다’ 정도의 짧은 반응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은 구체적으로 어느 에피소드가 나한테 더 와닿았고, 작가님이랑 감독님한테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 전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이 사람도 이런 아픔이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보인 특별한 주변 반응을 전했다.

동명 웹툰을 드라마화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을 다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박보영은 내과 근무 3년 차에 정신건강의학과로 전과한 간호사 정다은 역을 맡았다. 그녀는 “대본을 보고 많은 에피소드 중 시청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품이 꼭 제작됐으면 했고, 엄청난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대본에서 받은 느낌을 전했다.

드라마에는 사회불안장애, 공황장애, 조울증, 망상 등 현대인에게 조금씩은 존재하는 마음의 병이 등장하고, 환자들 속에서 다은은 동료 간호사들과 보호사,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환자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또한 오랜 절친 유찬과 그를 사랑하는 대장항문외과 의사 고윤도 힘이 돼 준다.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넷플릭스 제공


박보영은 출연을 결심하고 간호사가 되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그녀는 “한 종합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출연진이 참관했다. 각자 시간 나는 대로 가서 좀 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저는 ‘데이’랑 ‘이브닝’, ‘나이트’ 때 한 번씩 다 가봤다. 그리고 부탁을 드려 입퇴원할 때 간호사가 환자분에게 안내하는 것을 지켜보며 적었다”고 떠올렸다.

그녀는 “일반 병동과는 너무 달랐던 것이 환자가 간호사들이 있는 스테이션에 진짜 끊임없이 오신다. 그리고 간호사는 환자의 자잘한 것까지 메모하고, 교대할 때 모두 공유하시더라. 그런 것을 잘 표현하기 위해 예의주시했다”고 정신병동에서 경험한 것을 많이 들려줬다. 촬영장에서는 실제 간호사 세 명이 돌아가며 참관했고, 혹시 장면이 변경되거나 잘못된 묘사가 있으면 바로잡아 줬다.

한편 극 중 워킹맘 간호사 박수연 역을 맡은 이상희는 실제 간호사 출신 배우로 알려져 있다. 박보영은 “그래서 상희 언니만 애드리브를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차트를 적거나 인수인계할 때, 전화 받을 때 등 자유자재로 연기를 하셨다. 너무 부러웠다”며 웃었다. 이어 “저도 시청자의 한 명으로 드라마를 봤는데, 상희 언니가 워킹맘으로서 집안일과 간호사 일을 모두 하기 위해 애쓰는 에피소드에서 많이 울었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라는 대사가 워킹맘뿐만 아니라 열심히 사는 모든 사람한테 전한 말인 것 같아 많이 울었다”며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단순한 간호사 다은의 성장 드라마가 아니다. 다은 자신이 각별하게 생각한 ‘망상증 공시생 환자’ 김서완의 자살 사건으로 우울증에 빠져 다른 병원 정신병동에서 치료받으며 극복한다는 특별함이 있다. 항상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던 박보영은 우울증에 걸린 다은의 모습을 굉장히 리얼하게 연기했다.

그녀는 “모든 분이 살면서 마음 아프고 힘든 기간이 있었을 것이다. 저 또한 그랬는데, 그때 느낌이나 감정을 최대한 증폭시키려고 노력했다”며 “다은이한테 감정이입을 많이 한 것 같다. 자살 장면은 대본을 넘기는 것도 힘들었다. 촬영 중 점점 그 느낌이 커져가서 힘들었다”고 마치 실제 같은 연기에 대해 설명했다. 우울증에 대한 공부도 했다. 힘이 없고, 방 밖을 나가는 것조차 힘들 때 어떻게 할지 떠올렸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다가 한 마디 내뱉을 때의 갈라진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물도 안 마시고, 대화도 안 하며 입안이 계속 마르도록 했다.

정다은 간호사를 연기한 박보영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이번 연기에 진심이었고, 그만큼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그녀는 “그렇게 말씀해 주신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 제 필모그래피에 ‘휴먼’ ‘힐링’ 소재 작품이 별로 없었는데, 빈 곳이 채워진 것 같다”고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10년째 어린이병동에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박보영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제가 쓸모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보람차고 뿌듯하다”며 밝게 웃었다. 작품으로도 실생활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녀이기에 앞으로 보여줄 모든 행보에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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