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장애인 고용과 다양성
고용부에서는 매년 12월 중 장애인고용률이 현저히 낮음에도 장애인 채용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기업 명단을 발표한다. 작년 436개 기업이 최종 공표됐는데 10년 연속 반복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 74개소나 됐다. 기업체 장애인고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담금 납부로 고용 의무를 대신하는 기업 대부분은 장애인 미고용 이유를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지 못해서”(54%), “업무능력을 갖춘 장애인이 없어서”(13%)라고 답한다. 반면 기업들이 우려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근무태도, 대인관계, 생산성 및 업무능력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이상의 결과를 보였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모든 질문에 장애인고용 경험이 있는 기업이 미고용기업에 비해 훨씬 긍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5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령에 사업주나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무 조항이 신설됐다. 장애인의무고용제,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지속적인 제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애인 취업 기회는 부족하고 고용차별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교육은 언뜻 장애인 능력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물론 이러한 편견이 장애인 고용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 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은 제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당신의 생각과 달리 장애인은 이렇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편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일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불편하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비장애인 기준의 관점이며 장애인을 또 다른 방식으로 일반화, 집단화하는 것일 뿐이다.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것은 다양성을 어떻게 존중하고 수용하는가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 근로자가 근로지원서비스 또는 보조공학기기를 활용하거나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것 등 직장 내에서 장애 특성상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이 조직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가치를 깨닫게 할 것이다. 장애인 고용의 출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한 당신의 마음 문을 활짝 열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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