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기다리던 신차… 1개월 내로 받는다

김아사 기자 2023. 11.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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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車수요 줄어든 탓
220만대 대기수요도 거의 소진
내년 본격 둔화, 실적 감소 전망
아이오닉 6/현대차·기아 제공.

최근 현대차·기아의 주요 차량 출고 기간이 3~4주로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신차 출고가 1년 넘게 걸리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그동안 쌓였던 220만대가량의 주문 물량이 대부분 처리된 데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신차 효과를 누리던 핵심 차종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며 나타난 현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원하는 차량을 빨리 받을 수 있어 좋겠지만, 자동차 업계에선 달갑지 않은 신호다.

15일 현대차·기아 영업점의 11월 납기표 등에 따르면 그랜저·아이오닉5·6는 주문 후 출고까지 2주, G80·EV6, K5·K8·팰리세이드는 3주로 대기 기간이 줄었다. 코나·베뉴도 주문 후 2~4주면 차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신형 모델이 나온 SUV 싼타페와 쏘렌토 정도가 각각 3개월, 2개월로 다소 많이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지난해 6개월에서 1년 넘게 대기했던 차들이다. 한 현대차 딜러는 “계약 취소자도 많아 실제 대기는 더 짧다”고 했다.

출고 기간이 줄어든 건 제네시스 GV70, G80, 아이오닉6 등 최근 출시된 차량의 신차 효과가 끝나며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 여파로 차를 사는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차종은 10월 7596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32.7% 줄었고, 대표 전기차 아이오닉6는 국내에서 한 달 평균 800대 판매에 그치고 있다. 1~10월 1만4000대가 팔린 아이오닉5도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그럼에도 현대차·기아는 올해 1~3분기 각각 312만7001대, 234만4072대를 팔아 작년보다 7.7%, 8.4% 늘었는데, 이는 올 초까지 이어진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차량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쌓인 주문 대기 물량(백오더) 덕이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대차 100만대, 기아에 120만대 백오더가 있다”고 했다.

업계에선 백오더가 소진됨에 따라 수요 둔화 타격이 거세지며 내년 실적은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9일 “현대차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18% 감소하고 주당순이익(EPS)은 24%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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