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 줄어든 ‘사랑의 연탄’... ‘함께 겨울나기’ 동참해야

경기일보 2023. 11.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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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가 가시지 않고 있다. 집집마다 겨울나기 난방 준비에 바쁘다. 에너지 취약계층은 더 추위를 타는 시절이다. 연탄은행의 나눔 활동이 돋보이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연탄 기부 실적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팬데믹 이후의 불경기에 연탄 가격 인상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본격 한파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이웃과 함께 혹한의 겨울을 나기 위한 따뜻한 관심과 후원이 절실한 때다.

인천연탄은행이 지난 10월까지 기부받은 연탄이 모두 1만3천장이라고 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9천장에 비하면 절반도 넘게 줄어들었다. 인천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올해 9~10월 전국에서 후원이 들어온 연탄은 대략 17만장이다. 이 역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인천연탄은행을 통해 연탄 봉사에 나선 단체마저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곳이던 것이 올해는 17곳으로 줄었다.

인천연탄은행은 인천지역에서 749가구가 연탄을 사용해 겨울을 나는 것으로 파악한다. 현재까지 기부받은 연탄으로는 13가구만이 올겨울을 날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이들 가구가 한 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가구당 최소 1천장 정도의 연탄이 필요하다. 최소 구입 단위인 200장을 사려 해도 15만원을 들여야 한다. 이들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연탄 쿠폰’은 4만6천여가구분이다. 이 쿠폰은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가구에만 지급한다. 난방 지원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올해 연탄 기부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 탓이 크다고 한다. 여기에 연탄 가격 상승까지 보태졌다. 인천지역 연탄 소매점에서는 현재 배달비를 포함해 연탄 1장당 850~1천100원을 받는다. 지난해보다 10~15% 오른 가격이다. 연탄은행 후원비도 이 가격을 기준으로 단가가 정해진다. 같은 금액이라도 기부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맘때면 줄을 잇는 연탄 봉사 활동들이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했다. 연탄 기부도, 연탄 봉사도 확 줄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연탄 사용 가구는 대부분 경제활동이 곤란한 저소득층이다.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기초수급자, 차상위가구 등이다. ‘어려울수록 나누라’는 말이 있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연탄 4~5장을 기부할 수 있다. 추위에 떠는 집에서 하루를 따뜻하게 땔 수 있는 양이다. 먼저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등이 나서서 취약계층 겨울나기를 챙겨야 할 것이다. 시민들과 민간기업들도 십시일반의 온정 나누기에 동참할 때다. 시간이 촉박한 연탄 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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