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尹측서 ‘소신껏 하라’ 메시지… 내달엔 답해야” 친윤 압박

신나리 기자 2023. 11.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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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영남 중진들 ‘용퇴’ 반응 없자… 인 “내달 혁신위 끝나기전 응답해야”
김기현 “총선은 黨중심 지휘” 맞서
혁신위, 벌금 100만원 이상 전과때… 공천 배제 ‘원스트라이크 아웃’ 논의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사진)이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2월 혁신위가 끝나기 전에 응답이 있어야 한다. 응답의 시작만 있어도 좋겠다”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핵심과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 영남 중진을 향해 내년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권고한 지 2주째에도 응답이 없자 시한을 정해 압박한 것이다. 인 위원장은 장 의원의 세 과시를 겨냥해 “지역구에서 뭘 하든 의미를 두지 않겠다. (용퇴) 권고안에 대한 응답으로 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사람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했는데 돌아서 온 말씀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소신껏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말했다. 다만 인 위원장은 본보에 “혁신위 출범 초기에 만남을 요청했다가 받은 말이고, 대통령 지시가 내려왔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불출마 및 험지 출마 권고안이 반발에 부딪히자 윤 대통령 측 메시지를 통해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15, 16일에는 공식 일정 없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 인 “탁구와 비슷, 용퇴 권고 응답해야”

인 위원장은 이날 본보 인터뷰에서 용퇴 권고에 대해 “처음 시작하는 의원들이 개별로 나서주거나 당으로부터 우리 메시지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고 없고에 대한 답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탁구와 비슷하다. 혁신 안건 하나를 탁 치면 다시 (당에서) 쳐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김 빠진다”고 답했다. 권고를 혁신안으로 정식 제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분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기다려야 하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속도 조절 가능성도 내비쳤다.

인 위원장은 장 의원을 겨냥해선 “버스 10대를 동원하든 500대를 동원하든 별로 관심 없고 왜 했는지도 모르겠다”며 “그걸 응답이라고 치지 않는다”고 했다. 장 의원이 자신의 외곽 조직을 동원한 세 과시가 권고안에 대한 반발로 풀이되는 가운데 바람직한 응답이 아니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에게 만남을 요청했더니 “직접 연락이 온 건 아니고 대통령 측으로부터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혁신안으로 지적할 건 지적하라. 개입을 전혀 하지 않겠다’”는 전언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본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측과의 교감설에 대해 “20일 전쯤 혁신위 출범 초기에 가이드라인을 받으려면 만나는 게 맞지 않나 해서 대통령에게 만남을 요청했을 당시 용산에서 직접 온 게 아니라 누굴 통해 전달 받은 것이다. 따로 메시지를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검토

전날 혁신위 심야회의에선 ‘불출마와 험지 출마 권고안을 정식 의결로 관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혁신위원은 “앞으로 1, 2주 안에 인 위원장이 결단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달 말, 다음 달 초쯤 정식 안건으로 올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른 혁신위 관계자는 “최소한 ‘혁신위가 종료하기 전까지 공식 안건으로 당 최고위원회에 접수한다는 방침은 혁신위원들 사이에 이심전심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위 회의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도덕성 강화를 위해 지난 10년간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다면 공천에서 배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김대기 무슨 얘기 나누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운데)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성남=뉴시스
김 대표는 이날도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혁신위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이어갔다. 또 “총선은 종합 예술작품인 만큼 당을 중심으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면서 “총선 관련 당내 여러 기구에서 혁신위 안건들을 잘 녹여 내겠다”며 당권 사수 의지도 피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혁신위 종료 및 김기현 지도부 해체 후 비대위 출범설에 대해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그런 기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인 위원장은 본보에 “조기 해체는 내 뜻도 아니고 내가 지도부를 흔들지 않았다”며 “본인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 압박처럼 느껴졌다면 기분 나쁘겠지만 조금 안심하시고 너무 기분 나빠 하지 말라”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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