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끝은 비극' 1무 13패 감독, 결국 사임..."역사상 최고의 감독이었다"[공식발표]
[OSEN=고성환 기자] 14경기 1무 13패. 낭만은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우르스 피셔(57) 감독과 우니온 베를린이 상호 합의 하에 결별했다.
우니온은 15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공적인 5년을 보낸 뒤 공동으로 내린 결정이다. 구단과 피셔 감독은 즉시 계약을 종료한다. 디르크 칭글러 회장과 피셔 감독은 월요일 오후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뒤 상호 합의하에 결별하기로 했다"라며 "피셔 감독은 지금까지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피셔 감독은 지난 2018년 7월 우니온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클럽 최초 분데스리가 승격을 일궈내며 돌풍의 서막을 알렸다. 우니온은 2019-2020시즌에도 리그 2승 5무 17패를 기록하며 승격 첫해부터 11위로 시즌을 마쳤다.
역사는 이제 시작이었다. 우니온은 다음 시즌 7위에 오르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진출권을 따냈다. 구단 역사상 첫 유럽대항전 무대였다.
우니온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2021-2022시즌엔 5위를 차지하며 UEFA 유로파리그(UEL), 지난 시즌엔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자격을 얻었다. 모두 우니온 창단 후 처음 있는 있는 일이었다.
우니온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로빈 고젠스와 미국 국적 유망주 브렌든 애런슨, 뤼카 투자르, 다트로 포파나 등을 영입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처음으로 밟아보는 UCL 무대에도 대비를 마친 듯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달랐다. 우니온은 1라운드와 2라운드 모두 4-1로 대승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3라운드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라이프치히전을 시작으로 리그 9연패에 빠졌고, UCL에서도 1무 3패에 그쳤다. 나폴리를 상대로 비기기 전까진 무려 공식전 12연패를 기록했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최근 14경기 1무 13패. 리그에서도 UCL C조에서도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팬들은 최근까지도 "우린 언론에서 뭐라고 떠들든지 신경 쓰지 않는다. 우르스 피셔는 우니온의 사람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남을 것"이라며 끝없는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낭만으로만 버틸 수는 없었다. 우니온 수뇌부는 지난 12일 레버쿠젠에 0-4로 대패한 뒤 피셔 감독과 작별을 결심했다.
징글러 회장은 "나는 최근에도 피셔 감독이 훌륭한 감독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그 점을 계속해서 확신하고 있다. 그의 캐릭터와 성공적인 활동은 우리 구단을 만들어 왔고, 우리에게 많은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라면서도 "지난 5년 반 동안 우리 사이엔 존중과 신뢰가 생겼고, 언제든지 공개적이고 솔직하게 생각을 교환할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가 다른 길을 택해야 할 때란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도 우니온 가족 모두에게도 매우 슬픈 순간이다. 지난 몇 주간의 힘든 시간을 깨뜨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 함께했던 시간과 함께 축하했던 성공을 되돌아보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이 이별이 고통스러운 만큼, 피셔 감독은 우리가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해 줄 친구로서 팀을 떠난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피셔 감독도 "지난 몇 주 동안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우리 모두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난 이곳에서 항상 받았던 신뢰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변화가 일어난다면 옳다고 느껴진다. 때로는 새 얼굴, 팀을 다루는 다른 방식이 발전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피셔 감독과 함께하던 마르쿠스 호프만 수석 코치도 팀을 떠난다. 일단 우니온은 19세 이하(U-19)팀을 이끌던 마르코 그로테 코치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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