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는 합리적이고 평범한 독자를 겨냥해야 한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8월 24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자를 가리기 위한 첫 번째 TV 토론회가 열렸다.
미국의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폴리티팩트(Politifact)가 8명의 토론자를 개별 팩트체크한 결과를 고스란히 인용한 것이었다.
"팩트체크는 기본적으로 모두 공유된다."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난 애런 샤록먼(Aaron Sharockman) 폴리티팩트 전무이사의 말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재정적 압박에서도 팩트체크는 지속되어야”
[헤럴드경제(워싱턴DC)=박준규 기자] 지난 8월 24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자를 가리기 위한 첫 번째 TV 토론회가 열렸다. ABC뉴스는 이날 ‘공화당 1차 토론 팩트체킹: 폴리티팩트의 요약(Fact-checking the first GOP debate: Roundup from PolitiFact)’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다. 미국의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폴리티팩트(Politifact)가 8명의 토론자를 개별 팩트체크한 결과를 고스란히 인용한 것이었다.
“팩트체크는 기본적으로 모두 공유된다.”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난 애런 샤록먼(Aaron Sharockman) 폴리티팩트 전무이사의 말이다. 자유로운 공유를 기반으로 재생산과 재확산이 이뤄지고, 그게 곧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힘으로 연결된다는 얘기다.
대선을 1년 앞둔 미국에선 언론의 후보자 검증을 위한 팩트체크 보도가 한창이다. 선거시즌은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시점이다.
하지만 총선을 5개월 남겨둔 한국의 분위기는 다르다. 팩트체크 저널리즘이 가열차게 이뤄지기는커녕 위축된 모양새다. 지난 8월 네이버가 국내에서 유일한 팩트체크 플랫폼인 SNU팩트체크에 대한 연 10억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불어 네이버는 SNU팩트체크센터와의 협업으로 운영하던 팩트체크 메뉴도 종료했다. 이를 두고 ‘팩트체크가 좌편향됐다’는 정치권 일각의 압박이 미디어업계에 영향을 끼친 결과라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SNU팩트체크센터와 제휴하는 언론사의 팩트체크 담당 기자들은 공동 입장문을 냈다. 그들은 “팩트체커들은 숱한 정치적 오해와 공격을 버텨내며 저널리즘의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보수를 지향하지도 진보를 지향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팩트를 지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앤지 홀란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디렉터와 한국의 상황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2007년 폴리티팩트 창립을 함께 한 원년멤버이기도 한 그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도 정치적 압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상”이라며 “그럼에도 팩트체크는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적 압박은 한국은 물론 미국 매체들에게도 위협이다. “뉴스는 광고 등 상업적인 요소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에서도 재정적인 요소들의 영향력이 (팩트체크에) 영향을 발휘한다”고 홀란 디렉터는 말했다. 재정적 기반이 약화된다면 팩트체크의 날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 펜실베니아대 객원교수인 요엘로스(Yoel Roth)는 지난 9월 29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Fact Checkers Take Stock of Their Efforts: ‘It’s Not Getting Better’(그들의 노력을 돌아보는 팩트체커들: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에서 “메타(Meta)가 팩트체킹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을 삭감한다면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는 팩트체커 산업 전체가 쇠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홀란 디렉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적 팩트체킹의 존재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의 메시지에 관심을 두면서도 정작 그것의 사실 여부에 대해선 무관심했기에 팩트체크가 등장한 것”이라며 “팩트체크는 그 자체로 저널리즘 영역 전반에서 (엄밀한) 팩트체킹 방식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팩트체크가 지속 가능하기 위한 전략적 태도를 주문했다. “언론에서의 팩트체크 활동에 대해 적대적인 시각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정치색이 뚜렷한 독자들을 겨냥하기보다는, 평범하지만 합리적인 시각을 가진 일반 독자를 겨냥한 팩트체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nyan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JTBC 뉴스룸' 안나경 아나운서, 10년 열애 끝 변호사와 결혼
- '이혼' 박지윤 “불륜 허위 사실 유포자 5명 고소”
- "깨보니 아빠가 없어요" 엉엉 운 9살 아이…"한국서 잘 살라"며 버린 아빠
- 전재산 사기 이수영 "결혼 전 빚 공개하니, 남편 연락두절"
- 남현희, '김영란법' 위반 신고 접수…체육회 이사 활동중 고가 물품 받아
- 매형 김민준도 나섰다…지드래곤 공개 응원
- 김선호, 신인남우상 수상… "감독·스태프 등 감사”
- “이선균 다리털 모자랐나”…국과수 ‘감정불가’ 판정에 경찰 진땀
- 염경환 "내가 연봉 80억?… 가짜 뉴스"
- "50만원 다이슨 드라이기, AS는 왜 이래?" 소비자 불만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