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싱가포르에 위협적 선수들 있어”
프리시즌 때 라이언 시티 경험
“이변 없도록 최선 다해 준비”
감독도 “약체라고 생각 안 해”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향해 첫 출항에 나서는 한국 축구가 방심을 경계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을 치른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하는 다음 월드컵을 향한 첫 관문이다. 한국은 2차예선에서 중국과 태국, 싱가포르와 함께 C조에 묶였는데, 상위 2개팀이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만 따진다면 한국이 싱가포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낮다.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를 자랑하는 반면 싱가포르는 155위에 그친다.
실제로 한국이 싱가포르와 맞붙은 것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었는데, 당시 7-0으로 대승을 거둔 기억이 선명하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21승3무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15일 싱가포르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월드컵 여정은 길고, 긴 여정의 시작을 잘해야 한다”면서 “상대가 절대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자신이 직관했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가 방심하면 안 되는 배경이라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 클럽(라이언 시티)이 K리그의 강팀(전북 현대)을 꺾는 모습을 봤다”면서 “이는 대표팀에 주는 경고”라고 말했다. 전북은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ACL F조 4차전 라이언 시티와의 원정에서 0-2로 완패했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를 분석해보니 세트피스나 역습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진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장 손흥민(31·토트넘)도 프리시즌 투어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토트넘이 지난 7월 라이언 시티를 만나 5-1로 승리했지만 전반까지는 1-1로 힘겨운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전체적으로 몸을 끌어올리는 시기라는 부분이 영향을 미쳤지만 위협적인 선수들이 있었다”며 “(내일 경기에) 조금 더 신경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이변이 일어나 사랑받는 종목이다. 그 이변이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방심을 경계하면서도 33년 전처럼 다득점도 노린다.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우리가 넣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득점을 보여주려고 준비할 것이다. 올해 한국에서 마지막 A매치인 만큼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잘 지켜봐야 한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싱가포르전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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