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알시파 병원 진입, 지하 하마스 본부 수색”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내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이 병원 지하에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의 테러 작전 본부 등 핵심 시설이 밀집해 있고, 하마스가 병원 환자와 민간인을 ‘인간 방패’ 겸 대외 선전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군사 시설이 있다는 핑계를 들어 병원을 공격, 환자들을 포함한 무고한 민간인들을 학살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상대방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군은 개전 41일째, 지상전 개시 20일째인 이날 새벽 2시쯤 “현재 이스라엘군 병력이 알시파 병원에 진입해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긴급 성명을 냈다. 전날 밤 미국 백악관이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등 가자시티 내 일부 병원을 군사 작전의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정보가 있다”고 밝힌 직후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작전 개시 1시간 전쯤 “이스라엘군이 방금 알시파 병원에 전화를 걸어 ‘수분 내로 우리 군 병력이 병원에 진입할 수 있으니 환자와 민간인을 대피시키라’고 경고하고, 병원 내 하마스 대원들의 즉각 투항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가자 보건부도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진입, 수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양측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군 특공대는 탱크의 엄호 속에 병원 여러 방향에서 일제히 병원에 진입, 길목마다 설치된 폭발물을 제거하고 곳곳에서 하마스 대원들과 교전을 벌였다. 병원 내에서 이스라엘군은 다량의 무기도 발견했다. 병원 주요 거점을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특수 훈련을 받은 의료진과 아랍어 통역 요원을 투입, 환자·민간인을 하마스와 분리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무리에 숨은 하마스 대원이 기습·자살 공격을 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알자지라 방송은 가자 북부의 한 병원 상황을 전하면서 “우리들 사이에 하마스 대원들이 섞여 있다”고 항의하는 한 환자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쯤부터 알시파와 란티시, 알쿠드스 등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 북부 병원들을 포위하고 병원 일대에서 교전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이 사망하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고, 병원 운영이 잇따라 중단됐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민간인 대피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마스가 병원 내 사망자 발생을 유도해 이를 선전 도구화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알시파 병원에 진입하면서 ‘안전 통로’를 확보, 병원 내 환자와 의료진 등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알시파 병원에는 환자 600여 명과 의료진 200여 명, 난민 2000여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하마스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의) 알시파 병원 진입으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은 이스라엘 점령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냈다. 또 “백악관과 미 국방부가 (병원 지하에 하마스 시설이 있다는) 이스라엘의 거짓말을 받아들여 점령군의 민간인 학살에 ‘청신호’를 줬다”고 주장했다. 가자 보건부도 “이스라엘군이 응급실과 수술실에 들이닥쳐 환자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보건부는 전날 “오늘도 조산아 4명이 전기와 물 부족으로 사망하는 등 지난 10일 이후 알시파 병원에서만 40여 명이 숨졌으며, 사망자가 넘쳐나 병원 구내에 179명이 집단 매장됐다”고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하마스 시설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에 기반, 병원 내 ‘특정 지역’만 겨냥해 작전 중”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작전은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소규모로 벌어지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확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날 저녁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의 지상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마스 의사당과 헌병대 및 경찰 본부, 주요 정부 청사, 무기 개발 연구소, 심문·구금 시설 등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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