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폰 앞세운 화웨이, 중국 시장서 부활
미국 제재에 막혀 고전하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자력으로 만든 5G용 스마트폰을 선보인 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활하고 있다. 급증하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체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첫 4주 동안 중국 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83%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량도 33% 증가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화웨이의 선전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이끈 셈이다.
화웨이는 지난 8월 말 미국의 제재를 뚫고 자체 개발한 5G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깜짝 출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화웨이는 2020년 9월 미 제재로 5G 칩을 구매할 수 없게 된 후 3년 가까이 새로운 5G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이 때문에 중국 안팎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의 포위망을 돌파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화웨이는 정확한 사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제품에는 화웨이 자회사가 설계하고 중국 반도체 기업 SIMC가 생산한 7나노미터(nm) 공정 반도체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아시아는 메이트60 프로에 사용된 중국산 부품 비율이 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2020년 출시된 메이트40 프로에 비해 부품 국산화율이 18%포인트나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이트60 시리즈에 사용된 7나노 칩은 EUV(극자외선)가 아닌 DUV(심자외선) 노광 장비로 만든다. EUV는 인쇄 한 번으로 공정이 끝나지만 DUV는 빛을 여러 번 쏘아 미세회로를 그리는 장비이기 때문에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이 떨어진다. 공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화웨이는 증가하는 메이트60 프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대 3개월의 주문 대기 시간이 발생하고 있다며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아직 극복해야 할 도전이 많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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