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가격 폭락에 산지 폐기…“거저 줘도 안 가져가”
[앵커]
최근 무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공짜로 뽑아가라고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는데요,
일부 농민들은 밭을 통째로 갈아엎고 있습니다.
이현기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해발 650m, 강원도 평창의 고랭지 무 밭입니다.
수확철이 한참 지난 무가 밭에서 누렇게 시들어 갑니다.
무 가격이 폭락해 2만㎡, 축구장 3개 맞먹는 무밭의 수확을 아예 포기한 겁니다.
주변 김치 공장과 주민에 공짜로 뽑아가라고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임동식/고랭지 무 재배 농가 : "공짜로 가져가라 그래도 작업비가 들어가잖아요. 그러면 그 분들도 돈을 더 투자해야 되는데, 공장에서... 그러니까 그 분들도 못 가져가는 거에요."]
무 수확에 드는 인건비와 운송비, 박스값도 못 건질 형편.
밭을 통째로 갈아엎은 농가도 한두 곳이 아닙니다.
[김명수/고랭지 무 재배 농가 : "누구는 (무를) 언제 심고, 누구는 언제 심으라든가 좀 적게 심으라든가 (농정 당국에서) 이러면 되는데, 그런 게 없이 그냥 뭐... 그러니까 밭에 다 그냥 버리는 거 아니에요."]
실제 올해 무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순까진 상급 무 20kg 한 상자에 만 원 중반을 오르내리다 지속적으로 떨어져 최근 5~6천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반토막 수준입니다.
올해 평창 고랭지에서만 가을 무 재배가 50,000㎡ 늘었는데, 정작 소비는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수확기를 앞두고 봄 비축 물량이 풀린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지남진/평창농협 계촌지점장 : "비축 물량을 너무 일찍 풀고, 어느 정도 생산량을 생각하면서 조절하면서 풀어야 되는데, 그 자체가 없고..."]
특히, 농민들은 이런 문제가 해마다 반복된다며 최저 가격 보장제 등,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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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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