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사당 난입 ‘쇠뿔남’… “내년 연방 하원의원 출마”

정지섭 기자 2023. 11. 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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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 공식 인증절차가 진행되고 있던 워싱턴DC 의사당으로 난입했다. 두 달 전 시행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트럼프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자들이 승복을 거부해야 한다며 몰아닥친 것이다. 이 사태를 상징하는 인물이 애리조나 출신 제이컵 챈슬리(35)다. 웃통을 벗은 채 얼굴을 빨간·파란색으로 칠하고, 쇠뿔이 달린 가죽을 머리에 쓴 그가 포효하듯 입을 쩍 벌리는 사진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과격성과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체포·수감돼 형기를 마친 그가 기성 정치인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15일 AP는 챈슬리가 자유당 소속으로 내년 11월 연방 하원 의원 출마를 결심하고 애리조나 8선거구에 출마 계획서를 주 총무장관실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1971년 창당한 자유당은 미국의 대표적인 제3 정당이다. 작은 정부와 시장 경제 등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동성애와 마약 등은 개인의 자유이므로 통제해선 안 된다는 당론을 갖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 난입한 제이콥 챈슬리(사진 가운데). 챈슬리는 쇠뿔이 달린 가죽을 머리에 쓴 채 나타나 '쇠뿔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AFP 연합뉴스

제이컵이 자유당 후보로 정치 입문을 결심한 계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의회 난입 사태 당시 단연 눈에 띄었던 그의 옷차림과 행동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고, 애리조나주 피닉스 출신이고 해군에서 복무했으며 큐어논(극우 진영에서 퍼뜨리는 음모론) 신봉자라는 등의 신상정보가 낱낱이 공개됐다.

그는 사태 사흘 뒤 자수했고,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41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체포 당시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에서는 유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27개월 복역 뒤 모범수로 인정받아 지난 3월 조기 출소했다. 그는 지난 8월 트럼프가 의회 난입 사태 선동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뒤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그때(1월 6일) 내가 한 일은 불법적인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도전하는 8선거구는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공화당 소속 데비 로스코(64) 의원이 내년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애리조나는 공화·민주 어느 양당이 확실한 우세를 잡지 못하는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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