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만들어 줄게”…이웃에 수백 억 뜯어 명품 쇼핑 ‘삼겹살집 모녀’

최인영 2023. 11. 1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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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모녀가 이웃들에게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며 투자를 권유한 뒤 수백억 원을 가지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친분을 쌓아왔던 터라 이웃들은 미처 의심하지 못 했다고 합니다.

최인영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구의 한 삼겹살집, 두 달 전까진 동네 '사랑방' 이었습니다.

소문난 부자였던 가게 주인 70대 안 모 씨는 이웃들을 불러모아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사기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이제 너 부자 돼야 하지. 그러니까 돈 나한테 갖고 와.'"]

안 씨가 투자를 권유한 건 'LH 모래 사업'.

[사기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자기 남동생이 LH 본사에 다니고 있대. 그 사업에 모래 사업을 하는 무슨 사장 7명한테 자기 돈이 간대. '수익이 나면 너한테 2부 이자를 줄게.'"]

월 2%의 이자를 주고, 원금은 사업 수익이 들어오면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안○○/사기 피의자/음성변조 : "돈이 있으면 좀 털어가지고 나한테 줘봐. 얼른 돈을 벌어와야 할 건데. 이자 8부짜리를 얼른얼른 많이 해와서."]

피해자는 이 말을 믿고 2021년 8월부터 45차례에 걸쳐 35억 원을 안 씨에게 건넸습니다.

또다른 이웃들도 대출을 받거나 전재산을 털어 투자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 모래 사업은 가짜.

몇 차례 주던 이자도 다른 피해자에게서 뜯어낸 돈, 이른바 '돌려막기'였습니다.

[사기 피해자 B 씨/음성변조 : "우리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은 안 해줘. 너만 해줘' (하니까)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말을 할 수도 없는 거고."]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7명, 피해금액은 250억 원이 넘습니다.

안 씨는 딸 명의 계좌로 이 돈을 받아오다가 지난 9월부터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안 씨의 집 앞에는 모녀가 명품 쇼핑을 하면서 사용한 카드 명세서만 쌓이고 있습니다.

[사기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명품 가방, 명품 옷, 명품 화장품을 하루에도 수백만 원씩 쓴 그 카드 명세서를 보고 제가 통곡을 할 수밖에 없었고요. 이 사기꾼은 피해자들 돈을 가지고 이렇게 지금…."]

경찰은 안 씨 모녀를 출국금지 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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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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