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병동’ 디펜딩 챔프 우리은행, 우승 후보 1순위 KB와 시즌 첫 맞대결서 한 점 차 짜릿한 역전승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청주 KB를 제압하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줬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시즌 첫 대결에서 승리해 기선 제압에도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1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서 열린 KB와의 2023~2024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3경기에서 본인 한 경기 최다 득점(23점)을 올린 최이샘, 지난 시즌 MVP 김단비(17점)의 활약을 앞세워 72-71,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도 유지했다.
KB는 주포 강이슬(26점),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17점 24리바운드)가 분투했지만, 중요한 순간 3점을 내주며 패배했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의 뒤바뀐 처지로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즌 박지수의 공황장애에 따른 전력 이탈로 12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KB는 박지수 복귀로 자타공인 우승 후보 1순위 팀이 됐다.
지난 시즌 5년 만에 통합우승의 단맛을 본 우리은행은 시즌 초반부터 줄줄이 부상으로 울상이다. 이번 시즌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이적생으로 꼽혔던 유승희는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이 끝났다. 공백을 잘 메워줬던 나윤정마저 직전 경기 어깨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선 빠졌다. 경기 전 위성우 감독은 “아직까진 선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면서도 지난 9월 신인드래프트로 뽑은 변하정까지 투입시킬 수 있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우리은행은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박지수를 앞세운 KB의 골 밑 플레이에 밀리며 고전했다. 기회가 나면 적극적으로 외곽 슛을 시도하며 맞섰지만, 2쿼터 33-37, 4점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두 팀의 승부는 3점으로 난타전을 벌인 4쿼터부터 불을 뿜었다. 54-60으로 뒤져 있던 쿼터 중반, 이전 쿼터까지 단 3점에 그쳤던 박지현부터 최이샘, 고아라의 3점까지 이어지면서 63-60 첫 역전에 성공했다. 고아라의 스틸에 이어 최이샘이 다시 3점을 넣고, 박지현의 골 밑 득점에 성공하면서 8점까지 격차를 벌렸다. .
KB도 3점으로 맞섰다. 강이슬의 연속 3점에 김민정의 2점으로 68-68 동점을 만들었다. 우리은행 고아라에 2점을 내주며 68-70으로 뒤졌지만, 이윤미가 3점을 꽂아 넣으며 경기 막판 71-70 역전에 성공했다.
3.6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공격권을 쥔 우리은행에 승리를 안겨준 건 발바닥이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도 부상 투혼을 발휘한 베테랑 이명관이었다. 이명관이 버저비터 2점을 넣으며 우리은행이 다시 72-71로 재역전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
우리은행으로선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위성우 감독은 볼 핸들러 역할을 해줄 베테랑 가드 박혜진이 곧 복귀한다며 다음 경기에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리라 기대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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