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내성도 생겼다… ‘수퍼 빈대’ 유일한 약점은
선진국에서 잘 안 보이던 빈대가 최근 다시 번지는 것은 기존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수퍼 빈대’가 등장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빈대는 1960~1970년대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 살충제를 뿌리면서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DDT가 인체에 치명적이란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용이 중단됐다. 이후 빈대 퇴치엔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가 쓰였는데 최근 빈대는 여기에 내성을 가지면서 사실상 효과가 없어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0일 빈대용 새 살충제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 8종을 긴급 승인했다. 이 살충제는 미국·유럽에서 빈대 퇴치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선 모기·파리·바퀴벌레 퇴치용으로 쓰인다. 긴급 승인된 살충제는 전문 방역 업체만 사용할 수 있고 일반 가정에선 쓸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2014~2020년 질병청이 확인한 빈대는 9건이 전부”라며 “최근 전국적으로 빈대가 다시 나타나는 것은 기존 빈대 살충제로는 죽지 않는 ‘수퍼 빈대’가 퍼졌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빈대의 유일한 약점은 ‘열’이다. 흡혈을 최대 150일간 하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30분간 생존한다. 그러나 50도 이상의 고온에선 생존하지 못한다. 빈대 방제에 ‘고온 스팀’을 쓰는 것은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빈대가 날아가지 않는 위치라면 고온 헤어드라이어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빈대는 온도가 18~20도일 때 9~18개월 생존한다. 양영철 을지대 교수는 “빈대가 가장 빨리 자라는 실내 온도는 27~28도”라며 “이때는 알에서 부화해 성충이 되기까지 36일밖에 안 걸린다”고 했다. 빈대는 모기와 달리 혈관을 잘 찾지 못해 2~3곳을 연달아 물기 때문에 자국이 일렬이나 원형으로 생긴다고 한다. 빈대는 주로 잠자는 사람의 피를 빨기 때문에 침대나 매트리스, 이불 등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다. 지구 온난화로 빈대가 확산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빈대는 야외보다 실내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관련성이 낮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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