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진 해시드 법무총괄 "블록체인 규제는 필수…기술 이해 우선해야"
블록체인 산업 정책 커뮤니티 'HODL' 설립
"블록체인 규제, 기술에 의거해 단계적 입법해야"
"엇갈린 업계·정부 시각, 소통으로 접점 찾아야"
"블록체인 규제 마련을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기술에 의거한 규제가 필요한 것이죠"
강병진 해시드 법무총괄은 14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블록체인 산업에는 리스크가 많은 만큼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규제가 필요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블록체인 규제는 필수…기술 이해 우선해야"
가상자산(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해외 각국은 앞다퉈 규제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내년 6월 가상자산 포괄 규제안(MICA)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영국도 내년까지 자체 디지털 자산 법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금융혁신기술법, 디지털상품거래법,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 등 다양한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정부 주도의 규제가 블록체인 산업의 혁신성을 저해하고 발전을 막을 것이라는 우려를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강 법무총괄은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봤다.
강 총괄은 "가상자산 투자자 수, 피해액 규모 등을 따져보면 여전히 위험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보호라는 핑계로 투자자의 자율을 뺏는 과도한 규제가 나오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접근해 적절한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특히 규제 마련에 앞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와 명확한 정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총괄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운영되는 디파이를 예로 들면, 코드를 규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라며 "무엇을, 누구를, 어떻게 규제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 없이 일괄적으로 기존의 잣대를 적용해 규제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 가상자산 업계 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 강 총괄은 "기술에 대한 고민 없는 규제는 오만"이라면서 "모든 가상자산을 증권법으로 규제하려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 7월 시행될 한국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 총괄은 "한국의 경우 단계적 입법을 통해 투자자 보호에 선제적으로 나섰다"면서 "시장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산업 정책 커뮤니티 'HODL'…"업계·정부 시각차 줄이고파"
지난 4월 강 법무총괄은 해시드 블록체인 산업 정책 커뮤니티 'HODL(Hashed Open Dialogue for Law)'을 출범했다. 블록체인 업계와 정부 간 시각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 총괄은 "블록체인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다. 그런데 이 기술이 현존하는 제도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규제를 만들고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업계 및 정책 입안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같은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이라면서 "HODL을 통해 그 차이를 줄이고 블록체인 기술의 진흥과 더불어 소비자 보호를 구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각국의 정책 입안자들과 업계가 소통을 통해 접점을 찾아내고 통일성 있는 글로벌 블록체인 규제안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총괄은 "최근에는 심포지엄을 열고 캐롤라인 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과 미카 법안을 주도한 피터 컬스튼스 EU 집행위원회 고문 등을 초청해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HODL을 통해 EU,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의 업계 및 정부 인사들과 만나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내용을 국내 금융당국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기술과 법은 구획이 나뉘기 마련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분야는 다르다"라며 "블록체인 업계에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포괄적 규제가 필요하다. HODL은 기술과 법이 함께하는 패러다임 조성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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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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