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훈풍’ 분다는데…청년·제조업 고용은 1년째 ‘꽁꽁’
전월비 취업자 34만6000명 ↑
핵심 연령·주력산업은 ‘부진’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반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청년 고용시장도 1년 동안 정체 흐름이 이어졌다. 경기 불황 여파로 주력 노동층이 쉽게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단기간에 해소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3년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만6000명 늘었다.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7월 20만명 초반 수준까지 축소됐다가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폭을 확대했다.
취업자 수를 전체 인구수로 나눈 고용률도 지난달 63.3%(15세 이상 기준)로 집계되며 10월 기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돌봄수요 증가와 일상 회복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표와 달리 고용시장은 훈풍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주력산업과 청년층 고용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새 7만7000명 감소하면서 10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감소폭은 지난 4월(9만7000명) 이후 최대 수준이다. 반도체 업황이 장기 부진한 영향으로 전자 부품이나 기계 장치 관련 업종에서도 취업자 수가 계속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8만2000명 줄어들었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고용률은 46.4%로 전년 같은 달 대비 보합에 그쳤다. 전체 고용률(63.3%)과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0만4000명), 연령대로는 60세 이상(33만6000명)에서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확대 외에는 별다른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달 1만1000명 늘면서 5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통계청은 최근 위축된 외국인의 국내 관광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적인 고용시장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시적인 호재는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기가 살아나야 청년,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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