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수능 치르고 올게"…늦깎이 수험생들의 도전기
내일(16일) 수능을 치르는 늦깎이 수험생들도 있습니다. 여든둘의 최고령 수험생은 엄마로 또 아내로 살며 자식들의 시험 뒷바라지를 해오다, 이번에는 본인의 수험표로 수능에 도전합니다.
최하은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수험생 유의사항이 나옵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돋보기를 씁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늦깎이 학생들이 모인 학교입니다.
올해 고3 96명이 수능을 치릅니다.
[이복자/62세 : (시험장) 가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댕기 머리 땋고 교복 입고 학교 가는 꿈, 평생을 꿨어요.]
고등학교에 붙고도 가정 형편 때문에 말 못 했던 소녀는 환갑이 다 되어서야 다시 학교에 왔습니다.
[이복자/62세 : 수능이란 나의 인생 포인트. 좋은 경험으로 나도 수능 봤다, 나도 말할 수 있잖아요.]
50년간 옷 짓는 일을 했던 또 다른 수험생은 왕복 5시간 등하굣길도 마냥 즐거웠습니다.
[성옥자/72세 : 그냥 여행 오는 기분으로 즐겼어요. 제 동생이나 아이들이 다 한 과정인데 저도 늦게라도 해보고 싶었어요.]
여든둘 최고령 수험생은 중고등학교 6년 동안 개근하며 부지런히 공부했습니다.
[김정자/82세 : 조퇴도 안 하고 결석도 안 하고. 아픈 곳 고통을 잊을 때가 많지요.]
자식들 수능 뒷바라지를 했던 어머니는 이제 자신의 이름을 수험표에 걸고 똑같은 시험대에 섭니다.
[김정자/82세 : 우리 애들이 수능 시험 볼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나 느껴보고 싶어요. 당시엔 내가 몰랐으니까,]
미국에 사는 손주들과 영어로 이야기하는게 목표입니다.
[김정자/82세 : 영어로 꼭 통화하고 싶어서 내가 열심히 배울라 그런다. 예은아 동민아 할머니한테 많이 응원해줘.]
그리고 남은 생 동안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영상그래픽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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