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과학 하려면 이민 가야 하나?”…이공계 대학생들의 분노
[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앞서도 관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정부의 과학기술 연구개발, R&D 예산 삭감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구현장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줄지 않고 있는데요.
이공계 대학생들도 뭉쳤습니다.
그제 늦은 저녁, 카이스트를 포함한 11개 대학의 학생 대표들이 국회에 모여 토론했는데요.
먼저 정부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조현서/연세대 천문우주학과 학생회장 : "본교 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이었는데 해외 대학원이나 전과를 고민·고려하게 되었다. 외국으로 유학, 이민을 가서 전공 공부를 이어 나가겠다. 자연과학 연구에 지원을 아끼는 나라에서는 더 이상 연구를 하고 싶지 않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대학 학생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한 조사를 하기도 했는데요.
서울대에서는 85%가 '매우 부정적', 연세대는 98%에 가까운 학생들이 반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또 토론에서는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이 이공계 학생들에게 의대를 선택하도록 하는 메시지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정현/카이스트 부총학생회장 : "의대로 우수 인력이 몰린다면 향후 과학 기술인이 실종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들이 과학기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희망적인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과학기술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미래 세대와의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 대한 대학생들의 요구를 정리하면 "내년도 예산안을 원점 재검토하고, 재검토하는 과정을 비롯해 앞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할 때도 학생과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고 소통하라"는 겁니다.
그제 토론이 있기 몇 시간 전, 여당은 이공계 연구개발 장학금을 대폭 늘리는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죠.
특히 대학 관련 지원 예산을 보강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학생들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만큼은 굳건할 거라는 믿음이 무너졌다"면서 "연구개발 구성원들이 관련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반복될 거"라고 근본적인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동시에 "그동안은 관련 정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며 정부를 향해 언제든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오정민/서울대 총학생회 R&D예산삭감대응 특별위원장 : "근본적인 해결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정부와도 소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고, 또 저희 목소리가 현장과 지나치게 유리되지 않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도 들어야 할 것이고…."]
"지구와 우주를 연구할 수 있도록 인재를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의 진정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인류 최초로 달을 밟았던 닐 암스트롱이 했던 말입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성과가 곧 국력이 되어가는 시대, 정부가 구상하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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