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어쩌다 국회의원은 이제 그만
버락 오바마 당시 미 상원의원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미국은 진보의 나라도, 보수의 나라도 아닙니다. 오직 (하나의) 미국일 뿐입니다."
2004년 7월 27일은 버락 오바마라는 43세 젊은 정치인이 전 세계에 알려진 날입니다. '하나의 아메리카, 담대한 희망'이라는 명연설로 미 정가의 스타로 떠오르거든요.
오바마는 민주당이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 아닌 지역에서 성장한 '풀뿌리 정치인'입니다.
대학 졸업 후 시카고에서 지역사회 운동가로 정계 진출 기반을 다졌고,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거쳐 연방 상원의원으로 중앙정치에 진출했죠.
사실 이건 가장 일반적인 미국 정치인의 행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 상·하원은 공공서비스 분야 경험이 있거나 주정부에서 선출직으로 일한 뒤 연방의회에 입성한 사람이 67.4%에 달하니까요.
그렇다고 이들이 일반인들의 생계형 삶을 살아본 적은 없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작년 11월 중간선거로 구성된 미국 연방의회만 봐도 60% 가까이가 비즈니스 현장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새로 당선된 하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이전 회기 50.6세보다 낮은 47.8세로 의회가 젊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권은 좀 많이 다릅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중 법조인은 18%에 달했고, 민주당은 초선 의원 81명 가운데 이른바 운동권이 27%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가 몇 가지인데 법조인 출신이 18%나 되고, 운동권 출신이 아닌 국민이 몇 천 몇 만 배는 될 텐데 왜 운동권 출신이 4분의 1을 차지한 걸까요.
게다가 이게 바로 선거 때마다 외부 명망가를 영입한다며 호들갑을 떤 결과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 10명당 6명은 여야 모두를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교체되길 바라고 있는 거 아닐까요.
수컷 공작의 깃이 화려한 것은 암컷을 유혹해 짝지을 기회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하죠.
그래서 깃이 못난 수컷에게 가짜로 멋진 깃을 달아줬더니 속임수에 넘어가 관심을 보이는 암컷들이 더러 있더랍니다.
'선거용 인재 영입'에 호들갑을 떠는 건 스스로 매력 있는 존재가 될 수 없는 세력이 흔히 쓰는 은폐술 아닐까요.
국민을 멍청한 암컷 공작 취급하다니요. 더는 봐줄 수가 없네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어쩌다 국회의원은 이제 그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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