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유용 의혹’ 김혜경 측근 “민주당 세력 아닌 개인으로 봐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모 전 경기도 사무관 측은 15일 “민주당 세력으로 보지 않고 한 개인으로 보고 이 사건을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배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2010~2018년)과 경기도지사(2018~2021)로 재임할 당시 각각 성남시와 경기도 공무원으로 임용돼 사실상 김씨의 의전을 담당하는 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심 재판부는 배씨가 받고 있는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15일 수원고법 형사 3-1부(재판장 원익선)는 배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첫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배씨 측 변호인은 “(배씨는) 한 인간으로서 일을 하다가 선거 국면에 했던 소행이 정치적 논란에 들어갔던 것”이라며 “정치적 논쟁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씨에 대한 사건으로 종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김혜경 여사의 사적 업무를 위해 채용된 ‘사적 채용’이 아니었다”며 “사적 업무를 수행한 것은 공사 업무 분장의 모호함으로 뒤섞인 것”이라고 말했다. 배씨 측은 앞서 원심 재판 과정에서도 이런 취지로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변호인은 또 “(김혜경씨의)사적 업무 중 상당 부분은 공사 업무로서 상당 부분 혼동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업무를 김 여사의 사적 업무라고 보는 것은 성평등에 위배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배씨가 한) ’모든 일이 김혜경 업무’라는 것을 부인했다고 보는 것”이라며 “피고인의 발언이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은 형식적 판단이고, 당시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언론과 제보자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바로잡았을 뿐”이라고 했다. 변호인은 또 “당시 (법인카드 의혹) 제보자와 언론이 피고인을 엄청나게 공격하는 상황에서 자기방어 또는 변론으로서 한 것”이라고 했다.
배씨는 대선을 앞둔 지난 2021년 8월 김씨가 주재한 당 관련 인사와 가진 오찬모임 참석자 3명의 식사비 7만8000원 등 10만8000원(수행비서 식사비 포함)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한 혐의(공직선거법 기부행위 금지 위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1월 대선을 앞두고 김혜경 씨의 ‘법카 유용’ ‘불법 의전’ ‘대리 처방’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자 “후보 가족을 위해 사적 용무를 처리한 사실이 없다” “호르몬제는 내가 복용할 목적으로 약을 구하려 했다”는 허위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도 함께 받았다.
앞서 원심은 이런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배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배씨는 김씨의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업무상 배임)등도 함께 받고 있지만, 아직 기소되진 않았다.
검찰은 김씨가 배씨와 사실상 공범 관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제보자 조명현씨는 지난 8월 김씨와 배씨의 유용 부분 외에, 이 대표가 경기도 법인 카드 유용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잘못을 조사해 달라며 국민권익위에 신고했고, 권익위는 이 사건을 검찰에 넘겨 현재 수원지검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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